알파고와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인공지능을 이긴 마지막 기사로 기억되는 이세돌 9단의 에세이이다. 바둑에서 그가 얻은 통찰들을 인생에 적용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한 분야의 대가는 다른 (인접) 분야에서도 대가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을 뛰어넘는 통찰을 가져야 하고, 이렇게 얻는 통찰은 종종 인접 분야에서도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모든 일에 '반드시'는 없다. 한 분야에서의 대가가 다른 분야에서도 대가가 되리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다. 저자의 인생에 대한 통찰은 인생을 어느 정도 산 사람에겐 새로운 지식이 아닐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그의 조언들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바둑기사의 에세이를 대할 때에는 종종 기사로서의 커리어를 돌아보며 잘 듣지 못했던 바둑(계) 상황에 대한 내밀한 얘기를 듣는다는 기대가 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얘기는 별로 없다. (이제야 책의 제목,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 반상 위의 전략으로 삶의 불확실성을 돌파하다>가 다시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통통 튀던 그의 바둑처럼 역시 이세돌 9단은 기대를 벗어난다. 그는 생각보다 일찍 전문기사를 은퇴했다. 인공지능이 점령한 바둑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일인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승부로서의 바둑에 흥미를 잃었으리라 추측한다. 그의 인생 후반부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