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른바 '일반인을 위한' 물리교과서 시리즈들이 출간되고 있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스탠퍼드 대학교의 레너드 서스킨드 교수이다. '일반인을 위한'이라고 내가 뭉뚱그렸지만, 결국 이것은 비교적 쉽게 쓴 '교과서'임에 유의해야 한다. 아마 주 대상은 물리를 공부하는 대학생일 듯 싶고, 그 외에는 이공계 학과를 전공한 졸업생이나 아니면 정말 물리에 갈망이 있는 고등학생 정도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미적분 정도의 지식이 분명히 있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정말 '일반인'에게는 이해가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아마 보통 고등학생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먼저 서스킨드 교수의 <물리의 정석The Theoretical Minimum> 시리즈이다.


다음은 영문판 원서들.



이 시리즈는 '고전역학', '양자역학', '특수상대성이론과 고전장론', '일반상대성이론'의 4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스킨드 교수가 스탠퍼드에서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었던 강의를 정리한 내용이다. 이론물리학자인 서스킨드 교수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이론theoretical minimum'이 이 정도이다.
두 번째는 션 캐롤 교수의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The Biggest Ideas in the Universe> 시리즈이다. 총 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스킨드 교수의 책보다는 수식이 훨씬 적고 교과서 분위기가 덜 나서 '일반인'들이 그래도 시도해 볼만하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정완상 교수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시리즈가 있다. 현재까지 19권 정도가 검색되는데,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이 부제로 붙어 있다. 실제로 책 뒤에는 영어로 된 논문이 있다. 신선한 시도이고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쉬운'이라는 말에 현혹되면 안된다. 아마 이론물리학자의 기준에서 '가장 쉬운'일 것이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이 책도 거의 교과서에 준한다. 논문을 읽기 위한 내용을 앞에서 설명하므로, 표준적 교과서의 전개 방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자세히 설명하려는 저자의 시도가 돋보이고, 설명을 통해 실제 어떻게 이러한 지식이 논문에 활용되는지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 매우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19권의 책을 나열하고 보니, 참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웬만한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한번 시도해 봐도 좋겠다.
정리하고 보니, 션 캐롤 교수의 책을 다른 두 시리즈와 묶는 것이 적절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좀 더 '딱딱하게', 정식으로 물리적 개념을 알고 싶은 이들은 캐롤 교수의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단 2권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