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수학 그리고 물리학의 여러 주제에 대해 잘 정돈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내 생각도 함께 정리해 볼 수 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느낌도 조금 난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학에 관한 교양 강의를 정리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수학과에서 수리물리학을 연구했는데, 이 책은 그의 평소 생각을 정리한 '수필집'이라고 머리말에서 언급된다. '수필집'이라는 말이 정겹다.
다음은 수학과 물리학의 차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수학과 물리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물리학은 "실험과학"이지만 수학은 실험과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연수계에서 무한개의 소수들(prime numbers)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유클리드(B.C. 300)에 의하여 증명되었고 그것은 앞으로도 변할 수 없는 수학적 진실이다. 하지만 한 물리학 이론이 수학적으로 아름답고 지금까지의 관측과 실험결과들을 잘 설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이론은 태생적으로 유한성(finiteness)을 갖고 있다. 관측과 실험으로 이론을 검증하는 것은 유한번이며, 앞으로 한 번이라도 실험결과와 이론이 일치하지 못할 때에는 일치하지 않는 정도와 상황에 따라서 그 이론은 고전역학과 같이 하나의 근사이론으로 살아남거나 아니면 수정되거나 완전히 포기될 수밖에 없다. 물리학자가 물리이론의 수학적 엄밀성보다는 물리적 진실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21~22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