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
감자 2023/12/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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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
- 최혁곤.이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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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3-12-07
: 328
<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은 가상의 야구단 ‘조미 몽키스’에서 벌어지는 각종 크고 작은 미스터리를 구단 내 고충 처리반 ‘에이스 팀’ 이 해결하는 우당탕탕 야구 미스터리 오피스 드라마(!)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성장이나 영웅 서사가 아니라 미스터리를 푸는 방식이라니. 야구와 미스터리 둘 다 좋아하는 나로썬 말만으로도 두근두근했지만, 쉽게 그려지는 조합은 아니었다. 그러나 ‘야잘알’ 작가님들의 디테일한 야구 지식과 더불어 진심으로 야구를 아끼는 마음이 담겨 무궁무진 야구 유니버스가 탄생하였다.
이 책에선 전직 선수의 의문사, 승부조작, 스타 선수의 실종사건, 선수 아내들의 예능 촬영 등 야구장 안에선 알 수 없는 야구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모든 미스터리는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풀리게 되어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완벽한 삼각형 ‘4-6-3 더블 플레이’는 에이전시와 선수 간의 이해관계로 빗대어 숨겨진 진실의 실마리가 된다. ‘9회 말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진 극적 승부의 달인이 자신의 선수생활 9회 말인 은퇴식 직전에 실종되어, 또 하나의 극적인 9회 말을 연출한다.
이 무슨 모든 것은 야구로 통한다는 만물 야구 통치썰인가…! 그러나 야구를 도구 삼아 파고들다 보면 발견하는 건 결국 인생. 사랑과 우정으로 얽힌 인간들의 이야기다.
📕 야구는 9회 27번째 아웃카운트로 끝나지 않는다. 조명탑의 불이 꺼졌어도, 이글거리는 불판 위에서 야구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야구는 끝난 게 아니다. 여기 뿐 아니라 팬들이 모여 있는 어딘가에서 야구는 계속된다. 야구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가 다시 야구로 이어진다. 야구를 이야기답게 만드는 것은 그라운드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전제로 한다. 어딘가 기울어진 상태로, 누군가 부당하게 유리한 위치에 서서 펼치는 플레이는 이야기로서의 존재 기반을 잃는다. 짜여진 각본대로 펼쳐진 야구는 더 이상 야구가 아니다.
📕 “… 야구는 스타킹 신고, 허리띠 매지만 드럽게 치사한 종목이라고. 변화구 왜 던져, 번트 앤 슬래시는 왜 해. 어렵고 복잡하게 사인은 또 왜 내고. 그게 다 상대 속이려고 하는 거야. 몸쪽이 약점이면 몸쪽 던지는 게 승부고, 투수 무릎 안 좋으면 투수 앞에 번트를 대는 게 야구라고. 상대방에게 약점이 있으면, 그걸 이용하는 게 이 세계의 진리라고. ” … “제가 배운 야구는 좀 다른 모양이네요. 야구는 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끼리 팀워크를 논하는 거라 배웠거든요. 그래서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우리 선수한테 몸쪽 깊숙이 위협구를 던지면, 또는 2루 슬라이딩 때 주자의 발이 높다면, 우리 팀 다른 선수가 그쪽 선수 등짝에 150km짜리를 갖다 꽂는 게 야구라고 배웠어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유니폼 갈아입는 게 아니라.”
📕 야구의 승리 확률은 남들이 보지 않는 곳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살핌으로써 높아진다. 선수의 성장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성공이 선수 스스로의 노력 덕분으로 포장되지만, 그 성장의 배경에는 수많은 도움이 존재한다. 야구는 ‘홈’으로 돌아와야 점수가 나는 종목이고, ‘홈’을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완성되는 종목이다.
야구를 보며 응원의 속성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응원은 절대 1:1 맞교환이 아니다. 내가 열렬히 응원한 만큼 승리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고 있을 때, 함성소리가 커지는 게 야구다. 예측할 수 없고, 보상 받을 수 없는 일에 목청 터져라 힘을 보태는 것. 그걸 보고 있으면 응원과 사랑은 같은 말이었음을 깨닫곤 했다.
올 한 해 나를 가장 들뜨게 한 것 역시 단연 야구다. 매일 저녁 야구를 틀어놓고 매 이닝, 매 타석을 일희일비하며 시간을 보낸 건 승리를 혼자만의 것으로, 실패를 좌절로 여기지 않는 태도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매일 하는 야구는 매일 기대를 갱신하는 것과 같달까. 매일 성실하게 쌓은 기대는 기적이 되기도 한다는 것 또한 야구로부터 배운 것.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야구를 다각도로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몽키스구단미해결사건집 !! 스토브리그까지 꽉 채워 야구를 즐길 수 있어 기쁠 뿐이고. 조미 몽키스의 다음 시즌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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