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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검사
그림책조아  2026/06/22 00:58
  • 어린 검사
  • 허교범
  • 13,500원 (10%750)
  • 2026-05-27
  • : 2,505
변호사, 검사. 교실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하지만 허교범 작가는 『어린 검사』를 통해 학교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이 낯선 직업들을 훌륭하게 풀어냈다. '어린 변호사'에 이은 '어린 검사'라는 신선한 소재의 등장이다. 본격 '법정 스릴러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나는 기쁨은 물론, 고학년 아이들과 꼭 함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가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이야기는 평소 '검사'라는 직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던 주인공 선형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교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두고 학급 재판이 열린다는 선생님의 말에, 선형은 자원하여 검사 역할을 맡게 된다. 사건의 정황상 이미 교실의 모든 아이들은 한 아이를 범인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형은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던 형선과 함께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결론에 의문을 품고 처음부터 사건을 차근차근 파헤치기 시작한다. 선생님 등 어른들의 개입이 배제된 채 오롯이 아이들만의 힘으로 진행되는 수사 과정에서, 선형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모두가 놓치고 있던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나가며 진짜 범인과 사건의 내막에 다가선다.

 작가는 특유의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검사가 하는 일'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목차와 읽기 분량을 촘촘하게 나누어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이는 동화책 읽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사건 일지를 써 내려가고 싶게 만드는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선형의 추적을 따라가며 독자 역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다수가 가리키는 방향이라는 이유로 우리가 얼마나 쉽게 누군가를 판단하고 편견에 휩쓸리는지 묵직한 깨달음을 준다. 선형이 겪는 치열한 고민과 선택의 순간들을 함께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정함'과 '정의'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결말부에 이르러 어른들이 빠진 채 어린이들 스스로 진실을 규명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어린이들이 지닌 주체적인 의사결정 능력과 그에 따른 책임감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의미 있는 메시지를 모두 잡은 이 작품은, 또 다른 사건의 미끼가 던져져 책을 덮는 순간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지게 만든다. 편견에 맞서 진실을 찾는 멋진 경험을 맛보고 싶은 어린이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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