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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
- 질 바움
- 16,200원 (10%↓
900) - 2025-04-25
: 3,076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의 그림책은 칠흑같이 어두운 호숫가, 삶의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흑백사진 같은 풍경으로 독자를 이끈다. 물 위에 무심히 떠다니는 사과, 표정 없는 아이, 학생들을 그저 바라보는 선생님, 물이 차오른 식당인지 못인지 모를 곳에 앉아 초점 없는 눈빛을 한 사람들. 못이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려 작은 조약돌 하나로 물수제비조차 뜰 수 없이 멈춰버린 마을의 모습은 절망감을 극대화한다. 이 흑백의 그림은 독자로 하여금 깊은 침묵과 좌절감을 느끼게 하며, 글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절박함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반전된다.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갈라지는 어느 날, 허수아비 차림의 덥수룩한 남자가 등장하여 놀라운 물수제비 솜씨를 선보인다. 그의 손에서 던져진 조약돌은 들판을 가로질러 끝없이 질주하고, 아이들은 환호하며 그에게 완벽한 조약돌을 찾아준다. 이 작은 조약돌 하나가 멈춰버린 마을을 깨우고, 못은 다시 흐르기 시작하며 마을은 활기를 되찾는다. 마블링과 오일파스텔로 표현된 생기 넘치는 마을의 모습은 이전의 절망적인 풍경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역동성을 더한다. 요안나 콘세이요 특유의 그림은 글에서 미처 담지 못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책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이 책은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아이들을 활기 넘치게 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표현되어 깊은 울림을 준다. 죽어있던 마을이 작은 조약돌 하나로 다시 살아났듯이, 바다를 만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터져 버리려는 강물처럼 거대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작은 시작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은 성장하고 꿈을 꾼다.
이 책은 침체된 현실 속에서 작은 희망의 불씨를 찾아야 할 필요성과 그 불씨를 지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 아이들이 작은 조약돌 하나로도 꿈을 꾸고 성장할 수 있는 마을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의 순수한 찬사와 어른의 작은 행동이 만들어내는 기적,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변화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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