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seohee09님의 서재
  •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 조은영
  • 16,200원 (10%900)
  • 2022-11-10
  • : 486
조은영 작가의 그림책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로 기억 서랍 속에 넣어둔 학창시절을 소환했다.
친구랑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튀김옷만 놓고 사라진 오징어에서 관계가 애매해진 친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게다가 사진을 덕지덕지 붙인 하드보드지 필통, 둘리 노래방 등1990년대 같은 학창시절을 보낸 작가님의 글이 너무나 와닿는다.
바캉스 프로젝트를 하며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에서 벗는다를 생각하다 사춘기 시절 친구와 분식집에서 먹었던 튀김옷이 벗겨진 오징어를 생각했고 그로 인해 작가님의 사춘기 시절을 소환하게 되었다고.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먹물이 질펀한 오징어 그림과 어우려져 마음 속에 스며든다. 오징어 먹물이 서서히 퍼지듯 내 주변 친구들의 얼굴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아직도 친구인지 애매한 얼굴들도...

거친 먹선과 검정이 가득한 화면에 감각적으로 배치한 글자들이 신선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누드 사철제본으로 완전히 펼침면으로 볼 수 있는 그림과 형광핑크색 끈 제본, 끈과 깔맞춤한 글자색이 유니크하다. 오징어들의 표정 또한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고 독자로 하여금 똑같이 표정짓게 하는 묘한 매력도 있다. 조은영 작가의 여러 그림책을 접하며 작업 방식이 궁금했었는데 김중석 작가와 함께 라이브로 했던 드로잉 북토크를 보며 궁금증이 풀렸다. 1시간 동안 두 작가가 이야기하며 거침없이 그려낸 오징어를 포함한 그림만 10장 남짓 되었다. 먹물과 롤러, 붓으로만 그려낸 큼직큼직한 얼굴과 오징어는 개성 넘치면서도 표정이 시원시원했다. 롤러로 굵은 선, 가는 선, 배경과 거뭇거뭇한 표현까지 가능했다. 붓으로 먹물을 튀긴 자국까지 그림의 일부가 되었다. 라이브방송 화면에는 두 작가가 이야기하는 목소리와 그림그리는 화면만 나왔지만 서로 교감하며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북토크가 신선했고 먹물과 롤러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

먹물그림과 함께 추억을 소환하며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