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 『감기 걸린 날』의 작가 김동수님의 신작 『오늘의 할 일』.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올 여름이 가장 선선할 것이다. .'라고 어느 분인지 인터뷰하는 영상을 봤다.
지금 우리가 환경에 관심갖고 행하는 것들은 100년 후에나 효력이 드러나며, 산업화 이후 인간이 환경에 가한 폭력은 100년 동안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올 여름 숨막히는 더위 속에 갇혀 본 영상에 충격을 제대로 받았다.
어쩌면 우리가 버리는 썩지 않을 쓰레기와 온 세상의 숨통을 쥐어 짜는 오염 물질들에 둘러싸여서도 목숨 부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연유는 오늘의 할 일을 묵묵히 했을, 여전히 하고 있을, 미래의 오늘에도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할 일은 그 이야기를 색채와 간결한 그림체로 보여준다. 꼭 있을 것만 있는 자연과 닮았다
풀대롱을 입에 문 아이와 그 뒤를 따르는 물새.
아이의 표정이 편안하고 여유롭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는 걸까? 요리조리 물 속에서 흐늘거리는 봉투의 움직임을 즐기는 걸까?
물새들도 그 소리와 움직임에 반응하는 건지, 아니면 아이를 경계하는 건지 아직은 모를 일이다.
오늘의 어린이가 건져 올린 깡통 하나, 종이 봉투 하나가 물 속의 생명 한 방울 한 방울의 숨통을 트이게 했을 거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움과 자연은 닮았다. 그대로 그 자리를 있게 하는 것. 아이의 순수함을 그대로 지켜주듯, 그 마음으로 우리 둘레를 지켜주는 것이 어떤 건지 시급히 배워야 할 때이다.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도 연상되는 오늘의 할 일.
포뇨의 어머니, 바다의 여신 그란마 마레가 서구에서 말하는 온 세상 창조와 생명력의 여신으로 상징된다면
김동수 작가가 그려낸 물의 정령은 우리의 정서로 그려낸 생명과 탄생, 죽음을 관장하는 어머니 같다.
생물학적 어머니가 그러하듯, 자연 어머니, 물의 어머니들이 우리 인간들이 풍요를 누리게 아낌없이 나누어주었듯이 이젠 우리가 그들을 돌봐야 하지 않을까? 그 돌봄이 결국 나를 넘어 미래의 오늘을 살 아이들을 살게할 테니 말이다.
******출판사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