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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의 책 창고
  • 기술자들
  • 김려령
  • 13,500원 (10%750)
  • 2024-07-26
  • : 775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가시고백, 너를 봤어, 일주일, 그 외 어린이 도서

김려령 작가의 신간은 언제나 기대하게 된다.

출판사 창비에서 김려령 작가의 《기술자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뜨끈한 책을 받아든 기쁨이란^^



표제작 <기술자들> 포함 총 7편의 이야기가 묶인 단편선이다.

소설가 공선옥은 추천사에 상처난 곳을 헤집어 화근과 진상을 낱낱이 해부해 준다고 썼다.

우리 일상을 파고 들어, 아니 그 곳에 기거하며 살고 있는 이야기, 살아낸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조밀하게 조곤조곤 들려준다.



<황금 꽃다발>은 사회적으로  출세한 큰아들과 마음은 따뜻하나 되는 일 없고 어쩌면 무능한 막내 아들을 바라보는 노모의 시선으로 서술한다.

맛나게 먹던 별식 동치미 국수가 가난의 상징으로 바꿔치기 되는, 모성을 '미학화'하는 자식의 행태를 꼬집는다.(정홍수 해설)

"꿈에 내가 개울에서 빨래하는데 저 위에서 꽃다발이 둥둥 떠내려오더란 말입니다. 그래 내가 얼른 잡어서 품에 꼭 안고 왔는데, 우리 어머님이 그래요. 너 그 황금 꽃다발 어디서 났니?. . " <85쪽)



<청소>는 청소일을 하며 홀로 남매를 키워낸,  만49 세 화자의 7일간의 행적과 사적 고백을 풀어낸다.

​6일 동안 냉장고 청소, 베란다와 창틀 정리, 이리저리 쑤셔 놓은 손 탄 물건들을 버리고 정리하는 중에 20대의 자식과의 관계가 어찌 흘러왔는지, 안과 밖에서의 삶이 어떻게 닮았고 얼마나 고단했을 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집이란 공간을 인간 자아로 은유해 본다면, 냉장고에 끈덕하게 붙은 알지 못할 액체, 냉동실에 비닐에 묶여 형체도 알 수 없는 음식물. 잡동사니, 사연을 품고 있는 사물들, 이 모든 것들은 다 그녀의 면면이다. 스스로는  돌보지 못한, 돌볼 수 없었던 숨가쁘고 여유 없었을 지난한 시간이 그대로 전달된다. 


7일 째 되는 날, 정갈한 한 상을 차려서 맛나게 먹은 후 그녀가 내린 선택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내면의 역동이었길 바라는 맘이다. 아니, 그 또한 새로운 나로, 기존의 묵은 것을 씻어내고 한 발걸음 내딛는 한 걸음의 시초였을까? 내 소임을 마치고 나선 발걸음. 후회도 미련도 없는. <228쪽> 이날 그녀는 꼭 만 49세가 되었다. 어머니 만큼의 세월을 견딘다면 그녀의 옷장에도 자식들의 선물이 그만큼 쌓일지 모른다.

그녀는 자신이 아이들을 낳았을 때 먹었고, 자신이 태어난 이날 어머니가 먹었을 미역국을 먹었다. (중략)

곁에만 있어도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저 필요해서 있어야 하는 사람, 자식들에게 그녀는..

청소를 마치고 새로운 내가 되어, 생물학적 자식이 아닌 내면의 새로운 가능성과 나를 위한 창조성을 잉태하고 출산해내서 먹는 미역국이길..

어디서든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남이 날 필요하게 하라고,  이런 가르침에선 해방돼야 한다. 타인과 외부의 필요로 나의 존재가 규정되는 삶에서 멀어지자.​​



<230쪽> 더이상 수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 긴 시간이 흐른 날. (중략)

먼 곳에 있는 그녀에게 누군가 말했다. 당신은 하나를  간직할 수 있습니다. 없습니다. 다 닦고 다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기고 왔습니다.

<상자>에서 주인공은 누군가에겐 짐이 되고 누군가에겐 더이상 이쁘지도 않은 것을 버리는 선택한다.

그 누군가의 중심엔 '나'가 있어야 한다. 나란 사람이 필요하고 소중하고 이뻐하는 것은 무엇이고 나란 이가 허기질 때는 언제인가. 중심이 너로 갈 때는 골치 아파질 일미 쌓여갈 거다. 당장은 몰라도.



김려령 작가의 맛깔스러운 문장. 연륜에서 묻어나는 온화함이 덧입혀진 신작.

기대한 보람 가득!​​

#도서 출판 창비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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