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말 그대로 이자다. 매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언론들은 이를 비중있게 보도하지만 특별히 금융기관에서 대출은 받거나 계획중인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무덤덤하게 넘겨버리기 쉽다. 금리의 인상이나 인하여부가 당장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의 얘기이고 장기적인 경기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선 금리의 움직임을 필히 주시해야 한다.
다 끝난 것 같았던 2007년 경제위기의 여파가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다 미국의 경기하강우려가 더해져 세계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만들고 있는데, 며칠 전 ECB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봐선 상황이 역시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책 내용 중에 금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예시를 든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을 보았을 때 묘한 생각이 들었다. 19년 동안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하며 존경과 찬사를 받았던 그가 한 순간에 위기의 주범으로 몰리며 이제는 서브프라임 위기를 소개할 때마다 꼭 등장하는 악역이 되어버렸는데 어쨌거나 그가 결정한 금리정책이 세계경제에 과열과 불황을 가져다 주었고 현재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가 금리의 움직임을 놓치기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평소 경제신문을 구독해보기 때문에 금리에 대해 뭐 기본적인 것은 대충 알고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수박겉핡기식으로 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금리의 인상이나 인하여부만 주시하기 보다는 금리결정구조와 시장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알고 있는 것이 경제나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덧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도 무르익기 시작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예금금리로 인해 좀 더 높은 수익에 대한 욕구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앞으로 채권시장이 비중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물론 실제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는 더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 되겠지만 책에 소개된 채권에 대한 부분은 빠지지 말고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25%이다. 2007년 5,25%까지 올랐던 금리가 경제위기 때문에 1.25%까지 낮아졌다가 현재의 위치까지 와 있다. 물가상승률 때문에 이미 전부터 기준금리 인상론이 대두되어 왔는데 반대로 세계경제의 경기침체 우려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부동산시장 붕괴우려 때문에 사실상 오도가도 못하는 형국이다. 인상을 하던 인하를 하던 동결을 하던 간에 결국 희생을 치뤄야하는 주체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으로서는 고민이 더욱 깊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경제가 현재 변곡점에 와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금리의 향방에 더욱 더 주목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