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는 크리스터호르커이 라슬로라는 소식을 듣고 바로 <사탄탱고>를 주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슬로의 작품을 그와 함께 영화로 만든 벨라 타르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망설임 없이 펀딩에 참여했고 기다리던 책을 받았다.
책의 전반부에는 여러 명의 영화 평론가들이 타르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있었고, 특히 7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가진 <사탄탱고>라는 작품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영화를 그저 감각적으로 즐길 줄만 알았던 나에게 평론가들의 설명은 새롭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벨라 타르라는 헝가리 영화감독의 작품세계와 그가 영화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이 책에서 감명 깊었고 마음에 새기고 싶은 부분은 벨라 타르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의 언어적 표현은 롱테이크의 영화 장면과는 대조적으로 간결하게 핵심을 전하고 있었다. 여기에 그의 말을 옮겨 적는 것으로 책에 대한 감상평을 대신하려 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삶입니다. 영화는 우리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 둘을 분리할 수는 없습니다(114쪽).” “우리 삶은 두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공간이고, 하나는 시간이다. 내가 요즘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영화 제작자들, 말하자면 이 자본주의 영화 비즈니스는 시간과 공간을 무시하기 때문이다(134쪽).” “우리는 절대, 단 한 번도, 그 당시 시대나 실제 사건을 건드리려고 하지 않았다. 내 목표는 일종의 ‘영원’, 또는 더 깊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영화에는 시대가 드러나는 자동차 같은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 (중략) 당신에게 오늘 당장 지불해야 할 청구서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만, 당신의 삶은 그저 ‘딱, 딱, 딱’ 해치우는 삶이 아닌 좀 더 우주적이어야 하지 않겠는가?(138쪽)”
올해 3월, 국내에서 영화 <사탄탱고>를 상영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작정하고 벨라 타르와 함께 우리의 모순적이고 절망적인 삶에 빠져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