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제국주의 전쟁의 본질은 시장 확대를 통한 자본의 자기증식이고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자본은 보다 빠르게 무한히 증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람과 모든 생명이 터하고 있는 하늘과 땅, 자연은 날로 핍절해지고 있다. 생명이 터한 곳뿐만 아니라 생명 자체도 사고 파는 상품이 된지 오래고, 기후위기, 재생에너지 따위의 관념이 실질적인 대안의 역할이 아닌 시장에서 상품으로 논의되고 다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반생명적인 자본의 지배가 공기와 같이 자연스럽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매우 일상적이고 미시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죽임의 질서에서 벗어나 생명이 생명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살림의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살림학 얼과 길>은 반생명적인 자본의 질서가 지배하는 작금의 문명의 지배 원리를 설명하고 마을이라는 생명살림터들이 연대하는 살림생태계라는 새로운 문명을 지어가는 전략과 지혜를 담고 있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이론과 실천을 하늘, 땅, 사람, 온생명이 서로 살린다는 동일한 철학으로 아우르고 있다.
이 책은 이론을 전달하는 학술적인 글도, 교양을 쌓기 위한 글도, 머리에만 머무는 정적인 글이 아닌 생명이 생명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추동하는 동적인 글이다. 삶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하고 죽임질서에 복무하는 삶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살림주체로의 삶으로 초대하는, 실존적이고 실제적인 글이다.
자본과 미디어가 심어놓은 조작된 욕망과 조장된 불안을 넘어, 살리고 살림받는 사건이 일상적으로 경험되어지는 장에서 나의 시공간과 실존을 둔다면 하늘, 땅, 사람, 생명이 따로 떨어져있는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더욱 감각하는 것 또한 시간문제임을 책을 통해 지금의 삶을 통해 깨닫는다. <살림학 얼과 길>을 통해 살림학에 관심 갖고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일구는 새로운 삶과 문명을 일구는데 함께하는 일들이 많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