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공감이란?
ojj0026 2019/02/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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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 연습
- 레슬리 제이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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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19-01-21
: 1,389
이 책은 작가가 발표했던 에세이 11편을 모은 책이다. 내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에세이는 자신이 겪어 온 이야기를 읽기 쉽게 대중적으로 풀어낸 글이다. 하지만 이 책 속 에세이는, 생각보다 더 사적이고 사실적인 에세이다. 낙태,거식증,수감자 면회 등 나에게 낯선 분야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읽기가 어려웠다. 다양한 소재를 중심으로 한 에세이지만 크게 보면 고통과 공감이라는 큰 주제로 관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모겔론스 병 취재를 한 것이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병인데 몸에서 알 수 없는 물체가 나오고, 피부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계속 받는다면 상상만 해도 정말 괴로울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의 나는, 평소에 공감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만약 내 주변에 그런 병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나름 자신 있게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듣고,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그 사람에게는 표면적인 위로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속의 모겔론스 병 앓는 사람들이 집회를 열고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같은 병을 앓아 그 고통을 아는 사람들끼리 진정한 공감을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고통을 접하면서 공감의 의미와 깊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 건조한 문체 덕분인지, 책 속의 다양한 고통들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다음에 마음을 잡고,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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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그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답을 하게끔 질문하는 것이다. 공감에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질문도 많이 필요하다. 공감하려면 당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감은 자기 시야 너머로 끝없이 뻗어간 맥락의 지평선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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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단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두뇌 전체에 쏟아지는 시냅스의 유성우-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우리 자신을 확장하겠다는 선택. 그것은 충동보다 볼품없는 그 사촌뻘인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때로 우리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또는 그러기를 요구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살피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보살핌이 공허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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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린이란 두려움을 나타내는 가장 달콤한 단어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지나치게 감미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사카린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암을 떠올린다. 몸속에서 응결되는 지나치게 많은 세포들. 사카린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흔해빠진 표현으로 우리 마음에 자리 잡고 우리를 수치스럽게 해온 언어를 떠올린다. 값싼 효과를 노리면서 지나치게 많이 반복되고, 지겹도록 재활용된 말들. 지겹도록. 우리는 속이 메슥거릴 때까지 물리도록 달콤함을 포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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