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느낌의 책 <빨주노초파람보>
ojj0026 2018/09/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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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주노초파람보
- 노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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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2018-07-30
: 25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연애 소설인가 했는데 그런건 아니었다. 책을 읽기 전, 출간과 동시에 영화화 확정되었다기에 스토리 라인이 좋겠구나하고 생각도 했다.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제목의 이 책은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종류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그 중에는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도 있다. 현실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은, 각자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한다. 조금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꿈과 현실을 오가는데 점점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어느새 푹 빠져 금방 읽을 수 있었고, 읽으면서 생긴 여러 물음표들이 점차 느낌표가 되어 해결되었다.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 책인줄 알았는데 읽고 보니 서로 얽혀있어 장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결말이 이해가 잘 안되어 두세 번 읽은 것 같다. 그리고 은하의 슬픈 비밀이 이해가 되었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나는 결말을 읽으면서 책 중간쯤에 나왔던 비블리스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며 좋았던 것 같다. 바이올리니스트이신 작가님이 쓰셔서 그런가 인물들의 감정이 더욱 섬세하게 표현된 것 같았다. 책을 다 읽고도 여전히 물음표가 다는 해결되지 못하고 남긴 했지만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묘한 책이었다. 어떤식으로 영화화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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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궁금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고프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애틋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아프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전부이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고통이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희망이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 전부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사랑이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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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드나드는 문이었지만 더 이상 같은 문처럼 보이지 않았다. 새삼 이 문을 열면 어떤 세상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그 세상은, 내가 살아온 곳과 완전히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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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 파란색에 까만색이 섞인 것처럼 보이는 이 색은, 실은 파랑과 보라를 혼합한 색이야. 그래서 우리는 이 색을 딥퍼플이라고도 부르지. 보라는 빨강과 파랑을 섞어서 만들어. 그러니까 남색에는 파랑과 빨강과, 파랑이 섞여 있는 것이지. 파랑 두번에 빨강 한 번. 남색에 빨강이 들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 있어? 이 책의 저자는 파랑을 아폴론의 색, 빨강을 디오니소스의 색이라고 말해. 아폴론은 이성을, 디오니소스는 감성을 지배하지. 그동안 한 번도 남색에 빨강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아니, 빨강은 남색 안에는 있어선 안 되는 줄만 알았어. 그런데, 있었어. 빨간색이 말이야. 남색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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