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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내가 해볼게."
오한과 0수는 휴가가 한 달 정도 남았다는 걸 확인했다. 가을이 끝나기 전에는 사무실로 돌아가야 했다.- P205
기특은 숲에서 해도연을 바라보던 영수의 눈빛을 봤다.- P206
"해도연이 뭔가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여기 이 폰에 녹음해올게 됐지?"- P206
다음 날, 기특은 일찍 일어났다. 세탁실을 찾았다. (중략).
기특은 돌아가고 있는 건조기 앞에서 기다렸다. 건조기에서건조가 끝났음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마자 기특은 건조기 문을열었다.- P206
기특은 혼잣말을 녹음하고 혼잣말을 들었다.- P207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퇴근 후에 저녁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업무에 대해서 더 듣고 싶다고 기특은 청했지만, 해도연은 일이있다며 거절했다.- P208
해도연은 앞만 보고 걸었다. 뒤따르는 기특은 자꾸 둘러보게되었다. 기특에게 C구역은 또 태어나 처음이었고, 요양병원 밖의 C구역까지 구경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P208
해도연은 방호복 위로 사이즈가 넉넉한 크로스백을 메고 집을 나왔다. 일전에 영수가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 P211
이곳이 김다울의 기억 속 공간이고, 만약에 해도연이 김다울이 좋아했던 그녀가 정말로 맞다면,
‘어쩌면, 해도연이 찾는 저 얼굴이 ...... 어쩌면 ‘
기특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조금씩, 조금씩, 해도연의 뒤쪽으로 다가갔다. - P212
누군가가 자신처럼 해도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P213
기특은 눈물이 핑 돈다.
"개새끼,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영수였다. 사람들이 오가며 영수를 가리고 밀치기도 했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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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는 창 너머로 보게 된 사람이 해도연이라는 우연이 우연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김다울의 기억이 해도연과 영수를 이어준 느낌이었다. 김다울의 기억은, 영수 자신의 기억이었다.- P214
길어지는 정적이 해도연에게도 어떤 조바심을 더한 건지, 해도연은 못 참겠다는 듯 갑자기 영수에게서 먼 쪽의 다리를 들어 반원을 그리듯 영수 정면으로 휙 가져왔다.- P216
두 사람은 돌아가는 세탁기를 봤다. 떨어졌지만 나란히 앉아함께 세탁기가 내는 반복적이면서 안정적인 소음을 들었다. 건조기가 뿜어내는 열기도 있었다. 어찌 되었건, 두 사람은 같은곳을 보고 같은 소리를 듣고 같은 온도를 체감했다.- P218
해도연은 여전했다. 퇴근을 하고도 일이 있었다. 경직된 시선으로 낮에 영수에게 했던 똑같은 일을 했다.- P218
하지만, 영수의 바람도 터무니없는 건 아니었다. 영수는 이곳이 김다울의 기억 속 공간이 분명하다는 걸 확인했다.- P219
영수는 유인물을 받기 위해 행인인 것마냥 해도연에게 다가가려다가 말았다. (중략).
그 얼굴을 확인했다.- P220
"......나야."
지금의 영수는 아니었지만, 영수였다. 유인물 속의 얼굴은 십대 시절의 영수였다.
해도연이 찾는 건 십대 시절의 영수였다. 해도연이 찾던 얼굴은 영수 자신이 맞았다.- P220
영수는 울었다. 자신은 이미 돈을 받고 팔아버린 기억이었다. 그 기억을 아직까지 저렇게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해도연에게영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속상하고 부끄러웠다.-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