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미의 말처럼 허황된 이야기로 들린다. 보통 사람에게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여자에게는 재능이 있다. 약점을 파고들어 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완벽하게 무너뜨릴수 있다. 단 하나의 작은 약점만 있다면.- P155
"자네는 그저 그 머릿속에 숨겨둔 걸 우리에게 제공해주기만하면 돼."
그 남자는 그런 말까지 입에 담지 않았던가.- P157
"마지막으로 믿게 해줘. 내가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걸 수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P158
5
(전략).
"녀석들을 물리쳤군! 브라보! 당신은 영웅이야. 인류를 구했어!"
구스카미가 기미코를 껴안았다.- P158
고요미는 출입금지 구역에서 훔친 베레타를 꺼내 탄창을 넣고 슬라이드를 당겼다.
"어라, 꽤 위험한 물건을……………."
머리를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빵. 구스카미는 춤추듯쓰러졌다.
(중략).
그 다음에는 기미코에게 총구를 향했다. 무어라 말하려는- P159
고트는 신사라고 한다. 그렇다면 동료의 복수를 위해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다.- P159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1
유령 같은 모호한 것은 믿지 않는다. 만약 믿었다면 이렇게 남의 원한만 사는 일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P163
평범한 야쿠자라면 가즈코를 납치해 산에 묻거나 마약 중독자로 만들어 유곽에 팔아넘겼겠지만, 잇폰마쓰는 책략가였다. 그녀를 일방적인 희생양으로 삼았다가는 그녀에게 감화된 동료들이 뜻을 이어받아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이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1928년 8월 4일 정오.- P164
. 다쿠조도 회장을 모시고 가본 적이 있지만, 음식 맛이 너무 싱거워서 자신의 혀가 마비된 것은 아닌지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는 다른 간부들은 어떻게 할까요?"- P165
역 앞에서 호객꾼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오후 9시. 다쿠조는 좋아하는 고무신을 신고 요시만으로 향했다. 그 신발은친분이 있는 조직 간부의 장례식 참석차 하다카미에 갔을때 고물상에서 회장이 사준 것이었다.- P166
허둥지둥 천을 들어 올리자 피투성이가 된 노인의 얼굴이나타났다. 부어오른 눈꺼풀, 휘어진 콧대. 입술 아래의 사마귀가 터져서 과육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다. (중략), 노코비키 야타로라는 점은 틀림없었다.
"어, 어르신......"
급히 재갈을 풀었지만, 이미 숨은 끊어져 있었다. - P168
이런 악랄한 꾀를 부릴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집행부장 잇폰마쓰다.- P169
어차피 나는 죽을 것이다. 그렇게 각오하자 묘하게 마음이후련해졌다.
다리를 건너 깔끔하게 게소자키 만에 몸을 던질까. - P171
문제는 돈이었다. 지갑을 열고 남은 돈을 세어 보았다. 1전짜리 동전 열 개뿐, 유곽에 들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P172
(전략).
"이 정도 돈으로는 저희 가게에서는 어렵습니다."
차 농장이었던 과거의 흔적일까, 구로즈카에서는 손님에게 갓 우려낸 우단 지방의 고급 차를 내어주고 그 차를 마시면서 유녀를 고르게 하는 풍습이 있다.- P174
"당신네 젊은 주인을 불러줘. 다쿠조라고 말하면 알 거야."
남자는 잠시 귀찮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접수대에서 나와 이쪽으로 오시죠"라고 유곽의 문을 열었다. - P175
"10 전밖에 없잖아. 무리야. 메밀국수 한 그릇도 아니고"- P176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였다. 왜 그렇게 소중한 상품이 창고방에 굴러다니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의 사정이 있으리라.- P177
"괜찮아요?"
몸부림치는 다쿠조를 올려다보며 죽은 줄 알았던 여자가중얼거렸다.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이 고장 난 듯했다.- P179
2
구로즈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손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P180
하지만 구로즈카에서는 절대로 나갈 수 없다.
남천루의 동료들을 보면 이 말은 사실이었다. 병, 낙태, 동반 자살로 죽은 유녀는 셀 수 없이 많았다. - P180
이곳은 정상적인 유곽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는 손님이 붙지 않는 여자가 헐값에 팔려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 그곳이 구로즈카다.
유녀가 정상이 아니기에 이곳에 놀러 오는 사람들도 정상이 아니다.- P181
"잇폰마쓰 후미히코. 촌장의 둘째 아들이니 가문도 나무랄데 없어."
그 이름을 듣자 기억이 났다. 달이 바뀔 때마다 반드시 나나코를 지명하는 단골손님 중 한 명이다. - P182
(전략).
"감사한 이야기지만 저는 유녀예요. 그것도 평범한 유녀가아니죠. 여기는 구로즈카잖아요."
나나코가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말했다.- P183
남천루에서 일한 지 4년째지만, 낙적 이야기는 들은 적이없었다. (중략).
살무사 할멈이 새로운 예고문을 내건 것이다.
구로즈카에서는 손님들이 독을 먹고 죽는 사건이 연이어발생하고 있었다. - P184
나나코가 등 뒤까지 바짝 다가온 괴물의 그림자를 알아차린 것은 혼례를 닷새 앞둔 8월 4일이 되어서였다.
나나코는 그날도 손님을 받을 예정이었다.- P185
구로즈카의 유곽은 다들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유녀들과노는 비용이 터무니없이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손님에게 고급 차인 우단 차를 대접하는 허영심 많은 풍습도 한몫했다.- P187
"나나카마도 씨, 구로즈카에서 도망치세요."
탈출은 중죄다. 붙잡히면 죽음보다 더한 체벌이 기다리고있다고 했다.
"불가능해 감시도 있는데."- P188
밤 11시 55분. 나나코는 화장을 지우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방을 나섰다. 여기저기서 손님들이 코를 고는 소리가 새어 나왔지만 헐떡이는 소리는 없었다.- P189
"내 가슴 어디 갔지?"
미닫이문이 열리고 한치치 언니가 뛰어나왔다. (중략).
"너, 왜 여기 있니? 아, 알겠다. 내 가슴을 훔치러 왔구나."
한치치 언니는 콧물을 흘리며 나나코의 몸을 마구 더듬었다.- P190
덜컹, 다시 격자 창문이 소리를 냈다.
그래, 이거야.
꽂힌 걸쇠를 뽑고 창문을 살짝 열었다.
계단을 내려가지 않아도 유곽을 나설 방법은 있다. 창문으로 뛰어내리면 된다.- P191
・・・・구로즈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의식을 잃는 순간, 그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P192
다음으로 정신을 차렸을 때, 창고방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젊은 주인과 두 기부, 그리고 유녀들을 돌보고 손님에게차를 접대하는 지요미 할멈이 위를 보고 쓰러진 나나코를내려다보고 있었다.- P193
"너, 죽은 게 아니었어?"
젊은 주인은 긴 한숨을 내쉬더니 손님의 옆구리에 손을넣어 상체를 들어 올렸다. (중략).
"네가 다쿠조를 죽인 거야?"- P193
"착각하지 마. 잘못한 건 너야. 시체는 시집을 가지 못해네가 죽어서 못 받게 된 돈을 생각하면 그 정도 일은 해도당연해."
사실 나나코는 죽지 않았으니 이런 설교를 들을 이유는 없다.- P194
"다쿠조는 사고로 죽은 걸로 하지. 이런 하찮은 녀석이 죽었다고 혼례 일정이 달라지지는 않을 거야. 나나코는 9일까지 헛간에 가둬둬. 절대로 도망치게 하면 안 돼."- P195
3
8월 5일, 오전 10시 14분.
(중략).
"유령이 똥을 싼다고 생각해?"
(중략).
고개를 들자,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다쿠조가 앉아 있었다.
"여, 역시 살아 있었나요!"- P196
다쿠조는 독기에 찬 목소리를 냈다. "나는 살해당했거든."- P197
(전략). 그렇게 말하며 다쿠조는 소름 끼치는 미소를지었다. "네게 부탁이 있어. 나를 죽인 범인을 찾아줘."
"직접 하세요."
"난 유령인데? 더군다나 너한테 빙의되어 있잖아. 내가 할수 있는 건 이렇게 너한테 말을 거는 것뿐이야."- P199
"범인을 찾아달라고 하셨지만 저는 창고에서 나갈 수도없는걸요."
"괜찮아. 이미 계획을 세워뒀어." 다쿠조는 자신만만하게입술을 핥았다. "우선 내 사인부터 확인시키자"- P200
나나코의 탐정 활동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P201
"다쿠조 씨를 죽인 범인을 조사하게 해주세요."
나나코는 상태를 살피러 온 젊은 주인을 붙잡고 요청했다.
"저 때문에 남자가 죽었다는 이상한 누명을 쓴 채로는 도저히 시집갈 수 없어요. 이대로 잇폰마쓰 씨와 하나가 되라고 한다면 저는 벽에 머리를 박고 죽을 거예요."
"그럴 듯한 말로 또 도망치려는 거지?"- P202
나나코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기분을 간신히 참으며 말했다.
"만약 내일 아침까지 살무사 할멈을 찾아내지 못하면 기꺼이 잇폰마쓰 씨에게 시집갈게요. 자살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P203
혹시 진짜로 살무사 할멈을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기대도있었으리라. - P204
4
(전략).
비파루에서 일하는 마쓰바 할멈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진심인지 비아냥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냈다. 첫 번째 집에서부터 일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 모양새였다.- P204
"할멈이 다쿠조 씨에게 차를 대접하신 거죠?"
마쓰바 할멈이 숨을 들이쉬는 순간을 노려서 나나코는 본론을 꺼냈다.
"그렇긴 한데, 저를 의심한다면 그건 잘못된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그분과 함께 차를 마셨으니까요. 그 차에 독이 들어 있었다면 저도 죽지 않았을까요?"- P205
"제가 무슨 착각을 했는지 차를 두 잔이나 우렸지 뭐예요."
이미 유령에게 들었다고는 말할 수 없기에 나나코는 처음듣는 듯한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래서 같이 마신 거군요."- P206
찻잔은 한쌓인 것 같았지만, 하나는 팥색, 하나는 가지색으로 칠해져있었다.- P207
"이쪽 방은 뭐죠?"
(중략).
"여주인님이 독서가이신가 보네요."
당황하며 사과하려는 시로를 제지하면서 더 캐물었다.
"그렇습니다만, 저는 글을 읽을 수 없으니 어떤 책이 있는지도 모르지만요."-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