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AAAAAAAA

"불임이 해결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지?"
(중략).
"가임률이 올라간 사례도 있고, 그대로라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이 부분 관련 영역은 모든 게 다 애매모호하죠. 불임을 겪는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은 원인 불명 판정을 받으니까요."- P39
이소가이는 약물 요법에 대해 낙관하고 있었다. 내인성 우울증의 원인은 여전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잇따라 강력한 게 개발되고 있었다. 환자 역시 복약지도를 준수하고 있었다. 항우울제와 경우에 따라서는 항불안제를 병용하면 병세가 길어지는 ‘지체화‘는 막을 수 있으리라.- P40
며느리를 후대를 이을 도구로 여기는 나쁜 관습은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도다 마이코는 매정한 환경의 희생자라고도 할 수 있었다.- P41
불임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들 중에는 오히려 의사가 당황할 정도로 절실하게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중략). 어째서 이렇게까지 임신하기를 바라는 걸까?- P41
만약 여성들이 임신을희망하지 않는 생물이었더라면 인류는 이미 진작에 멸망했을 터였다. 과거 20만 년에 걸친 역사 속에서 인간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여성의 몸에서 태어났다.- P41
새로운 맨션으로 이사하고 한 달이 지났다. 『쾌적하게 사는 법』의 판매 부수는 눈에 보일 정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앞으로 추가로 인쇄할 일은 없을 것이란 게 편집자 하시모토의 의견이었다.- P44
슈헤이는 차창 너머로 지나가는 역 이름을 확인하면서 ‘그렇지만‘ 하고 생각했다. 보수 중 1200만 엔은 맨션 계약금과 각종 수수료로 사라졌다. 더욱이 100만 엔은 가구를 새로 구입하고 이사하는데 사용됐고, 남은 돈은 세금으로 사라졌다.- P44
현재 나쓰키 부부에게는 둘이서 겨우겨우 저축해 모은 100만 엔가량의 예금밖에 없었다. 그에 비해 매월 대출 상환금으로 14만 엔, 관리비와 전기, 난방 요금을 합치면 20만 엔 전후의 돈이 고정적으로 빠져나가야 했다- P45
취재처는 시립 동물 구호 센터였다. 어느 주간지에서 ‘버려지는 불쌍한 반려동물‘을 주제로 잡은 2페이지짜리 기획이었는데, 데이터 원고와 사진 촬영을 포함해 2만 엔짜리 일감이었다.- P45
슈헤이는 숄더백에서 A4판 문서를 꺼내 하시모토에게 건넸다.
(중략).
"좀 지나치게 딱딱한 거 아냐? 게다가 경제나 범죄 분야는 경쟁상대가 엄청나게 많다고."- P48
하시모토는 팔짱을 꼈다.
"기껏 이름을 알렸잖아. 당분간은 같은 노선을 유지하는 게 나을거 같아."- P48
"잠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실은 다른 일 얘기가 있어."
(중략).
"그래서, 날 파견하겠단 소리야?"
(중략).
"아니, 고정급, 18만 엔부터 시작인데………………- P49
"가나미보다 적게 받는단 말이야?"
(중략). 슈헤이는 자신이편집자의 덕을 봤다는 사실을 깜빡했음을 깨닫고 말했다.- P49
"미안. 그 책이 잘 나간 뒤로 모든 게 바뀌어서. 자만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어."
하시모토는 웃음을 짓더니 개의치 않는다는 듯 말했다.- P50
회사 화장실에서 나온 가나미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중략).
생리가 밀리는 이유는 뭘까? 슈헤이와 결혼한 뒤 아사가야의 아파트로 이사했을 때에도 2주 정도 밀렸던 적이 있었다. 고마고메의 맨션으로 이사한 탓에 생활 환경의 변화가 몸에 영향을 미친 걸까?- P51
 회사에서 가장 먼 곳을 골라 부끄러운 마음을 숨기고 임신 테스트기를 샀다. 가격은 880엔이었다.- P52
임신이었다.
가나미는 한동안 멍하게 테스트기를 바라봤다.
슈헤이와 자신의 아이가 배 속에 깃들었다.
그런데 어째서 불안한 기분이 드는 걸까? - P53
가나미는 용기를 내 고백했다.
"아기가 생긴 것 같아."
그러자 슈헤이는 가나미가 본 적도 없는 표정을 지었다. 놀란 듯 멍한 듯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P54
4

이튿날 슈헤이는 일어나기 무섭게 전화번호부를 펼쳤다. 기재된 의료 시설 중 믿을 만한 대형 병원을 찾았다.- P55
분교의료대학병원은 역사가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넓은 부지 한가운데 본관과 신관 병동이 두 개 서 있었다. 각 층 외벽에는 땜질한 흔적이 있는 배관이 깔려 있었다.- P56
가나미는 고개를 들어 천장에서부터 늘어뜨려진 안내판을 봤다. ‘정신과‘라고 쓰여 있었다. 멍하게 걷다가 길을 잃은 듯했다. 마침 지나가던 간호사를 붙잡고 산부인과가 어딘지 물어 그쪽으로 향했다.- P57
탐지기를 빼낸 뒤 가나미가 옷매무새를 가다듬을 때 히로카와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임신 주수를 헤아리는 법, 유산을 방지하기 위해 평소 생활할 때 주의할 점, 다음 혈액 검사 시기 등을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생리한 날을 기준으로 예정일은 내년 1월 27일이 되네요."- P59
계산 결과는 빠듯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얻어낸 출산, 육아, 교육 비용과 자신들의 경제 상태를 저울질해 보면 선택지는 단 하나 뿐이었다.- P59
책을 출판하기는커녕 전처럼 잡지 기사의 데이터 취합 정도밖에 못 한다면매출 원리금도 가나미의 고정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나미는 계약직인 탓에 복리후생 혜택도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었고 아이를 낳기라도 하면 계약 해지를 통보받게 될 터였다.- P60
슈헤이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더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나서 생각해 보자. 우리 아이도 그쪽이 훨씬 좋다고 생각할 거야."- P62
16층 높이에서 땅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자 맨션을 나서는 가나미의 뒷모습이 보였다. 고개를 숙이고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 불쌍해 보이기는 처음이라 슈헤이는 동요했다. - P63
이상한 기분이었다. 마음이 현실에서 동떨어져 둥실둥실 하늘을떠다니는 것 같았다.
배 속에 아기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나미는 행복했다. 이 행복감 속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고 생각했다.- P63
깜찍한 핑크색 망토가 보였다. 같은 색의 오버올과 함께 입히면 되는 듯했다. 여자아이라면 이 옷을 입혀 주고 싶을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 가격표를 봤다.
9800엔.- P64
본 적 있는 여자라는 사실을 가나미는 깨달았다. 아는 사람한테 이런데서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이다니 괜히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그보다도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저 사람이라면 들어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누구더라. - P65
초인종이 울렸다.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슈헤이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귀가가 늦어지는 아내 걱정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중략).
어떻게 자동 잠금 장치가 있는 현관을 통과했는지 수상하게 생각하면서 슈헤이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다른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네."
그러자 들어 본 적 없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P66
문 너머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가 버린 건가 하고 문구멍에 눈을 가져다대자 여자의 머리칼이 나부끼더니 재빠르게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움직였다.- P67
슈헤이는 애를 태우며 뭐라고 말해야 쫓아낼 수 있을지 생각하던 중 가나미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68
문구멍 너머로 확인했지만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긴장하면서 문손잡이에 손을올리고 자물쇠를 푼 뒤 문을 확 젖혔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어라 하고 뱉었다. 좌우를 둘러봤지만 조용한 복도엔 개미 한 마리조차 없었다.
방금 일은 대체 뭐였을까?- P68
아내를 불안에 떨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슈헤이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러고는 빈손인 가나미에게 물었다.
"찬거리 사러 갔던 거 아녔어?"
"오늘은 시켜 먹어도 될까? 좀 피곤해서."- P69
나쓰키 부부는 피자를 주문했다. 그러나 가나미는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중략).
"오늘 예전 친구를 만났어."
잠에 빠져들기 전에 가나미가 말했다.
"다음에 우리 집에 데려와도 될까?"- P70
5

도다 마이코의 상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병 증세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도 자꾸만 나빠졌다.- P70
마이코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초조해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입니다. 결혼하고 5년, 10년이 지나서 겨우 아기가 들어서는 사람도 있어요.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말은 앞으로 임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니 비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몇 년이나 더 걸린다니요. 시어머니께서 기다려 주지않으실 거예요."- P71
(전략). 하지만 전화를 받은 남편은 우유부단하게 "일이 있어서요."라고 말했고 시어머니는 심지어 "모든 걸 의사 선생님께 일임하도록 하지요."라고 도전적인 어조로 응수했다. 냉랭하기 짝이 없는 가정 환경이 눈에 선했다. - P71
"시어머니껜 제가 확실히 말씀드리지요. 남편 분께서도 분명 이해해 주실 겁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입원을 하셔도 좋습니다."
"입원요?"
마이코가 고개를 들었다. 마치 중병에 걸렸다는 선고처럼 들렸던모양이었다.- P72
마이코가 한바탕 우는 모습을 지켜본 뒤 이소가이는 말했다.
"전에 드린 명함은 갖고 계시죠?"
"네."
"힘들 때에는 언제라도 전화 주세요. 상담해 드릴 테니 걱정하지않으셔도 됩니다."- P75
슈헤이는 아무 잡지사에서나 일이 들어오길 기다리면서 인터넷으로 인공 임신 중절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21주 이내에만 합법적인 수술이 가능했다. - P42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