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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으로 옮겨가기
무한은 곧바로 처리한다. 유한은 그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릴지 모른다.
- 스타니슬라프 울램
5장과 6장에서 살펴본 리의 변환군은 대다수 유한 원자 대칭군의 원형을 형성한다. (중략). 왜냐하면 리 군은 연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그 크기가 무한이다. (중략). 하지만 유한한 경우의 리 이론이 레너드 딕슨(Leonard EDickson, 1874~1954)이라는 젊은 미국 수학자에 의해 탄생했다.- P109
딕슨은 보통 쓰는 수 체계 대신에 유한 체계를 사용했다.- P110
소수란 1과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약수를 갖지 않는수이다. 소수를 택하면 곱셈을 할 때 큰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어 보통 사용하는 시계에서 12는 0과 같기 때문에 3X4는 0 이다. 0이 아닌 두 수를 곱해서 0을 얻는다. 이런 경우에는 문제가 생긴다.- P112
이제 7순환 산술에서 나눗셈을 해보자. 6÷3은 얼마인가? 물론 2이다. 이제 5÷3을 해보자. 5를 3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할까? (중략). 이는 불가능해보인다. 하지만 답은 4이다.- P112
유한 산술 덕분에 수학자들은 실수에 의존하는 연속적 대상물에서유한한 대상물로 옮겨갈 수 있다.- P113
딕슨의 연구 가운데 일부는 새로운 성과가 아니었다. 예컨대 조르당은 187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A집합족에 순환 산술을 이미 사용했고 갈루아도 Al에 순환 산술을 적용했다. 순환 산술의 창시자인 그를기리기 위해 갈루아 산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P113
(전략). 단순한 실수나 오독을 교정할 수 있도록 선택해서 숫자를 사용한다. 오류 보정의 방법으로 기하학이 사용된다. 만일 사용하는 숫자 열(sequence) 하나하나가 3차원 공간의 평면 위에 있는 점을지정해 준다고 가정해보자. 평면에서 조금 벗어나는 점을 읽어낸다면 오류가 있다는 뜻이다.- P114
고차원 공간은 수학의 실용적 응용에도 매우 유용하다. 고차원 공간은 몬스터를 다룰 때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중략). 군론에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 윌리엄 번사이드(William Burnside)라는 영국 수학자가 있었다.- P115
번사이드는 계속해서 뛰어난 연구 결과를 내놓았으며 1904년에 단순군(원자 대칭군)에 관한 중요한 정리를 발표했다. 만일 단순군으로서 소수 순환군이 아니면 그 크기는 최소한 세 개의 서로 다른 소수로 나누어진다. - P117
번사이드의 정리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명한 정리로 남아 있다. 이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수학이라는 분야에서 불멸의 명성을 얻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117
우아함과 명료함은 뛰어난 수학 연구의 표식이다. 번사이드는 ‘지표 이론(character theory)‘ 이라는 정교한 새 기법을 사용했다. 다른 증명은 ‘지표 이론‘의 사용을 피하고자 했기 때문에 번사이드의 증명보다 덜 우아했다.- P118
수학은 정리를 증명함으로써 발전한다. 하지만 새로운 증명법을 만들어냄으로써 발전하기도 한다.-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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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이후
구조야말로 수학자들의 무기이다.
-N. 부르바키
(전략). 딕슨의 첫 번째 책인 ‘선형 군과 갈루아 체 이론(Linear Groups, with an Exposition of the Galais Field Theory)』에 등장하는 표였다. (중략) 딕슨은 전통적인 A, B, C, D 집합에서 연속적인 대상물을 유한한 대상물로 전환했다. 하지만 A, B, C, D 이외에도 예외적인 집합족들이 있었다.- P120
필요한 것은 모든 경우를 망라하여 리 군을 유한군으로 바꾸는 일이었지만 문제는 곡률이었다. 리 군의 기하학적 구조를 보면 대개 공간이 휘어져 있다. 휘어진 공간을 다루는 방법은 평평한 공간으로 근사시키는 것, 즉 선형 근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P121
새로운 접근법을 얻으려면 먼저 기존 방식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한다. 특정한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지엽적 방식을 택해야 할까, 아니면 공리체계를 구성해 그로부터 새로운 수학 분야를 통째로 만들어내는 방식을 따라야 할까?- P122
이러한 방식이 바로 현대 수학의 전개 방식인가? 일정 부분, 그 답은 "그렇다." 이다.- P122
(전략). 독자 여러분도눈치를 챘을지 모르지만 부르바키라는 이름은 몇몇 프랑스 수학자들로 이루어진 동아리가 사용한 필명이다. 그들은 수학의 주요 분야에서 새로운 공리적 접근법을 마련하고자 했다.- P123
부르바키 동인은 두 사람의 젊은 수학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 사람은 앙리 카르탕이었고 다른 사람은 앙드레 베유(André Weil, 1906~1998)였다. 특히 앙드레 베유는 20세기 최고의 수학자가 되었다.- P125
부르바키 회합은 무질서하게 진행되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차례로 책이 씌어져 나왔다.- P126
부르바키가 거액의 연구비를 신청해 큰 실험실을 꾸려나가는 실용과학자였다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하는 일을 그대로 했을 것이다. 보조 연구원과 함께 논문을 쓰면서 자신의 이름을 제1저자로 올려놓는다. 하지만 수학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대부분의 수학 논문은 저자가 한 사람이다. 두 사람이 공동연구를 할 때에는 논문을 함께 쓰기는 하지만 항상 알파벳순으로 이름을 기재한다.- P127
부르바키 공동연구자 가운데 가장 젊은 사람이 클로드 슈발리에(Claude Chevalley, 1909~1984)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논문을 출간했다. 1955년에 출간한 논문에서 그는 리 군 모두를 유한군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P127
한편,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 캠퍼스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던 미치오 스즈키[鈴木 通夫(Michio Suzuki), 1926~1998]라는 일본 수학자가 획기적인 것을 발견했다. (중략). 스즈키의 연구는 슈발리에의 연구와는 별개로 진행되었다. 스즈키 집합족은, 슈발리에가 리 집합족에서 도출해낸 집합족들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하지만 그들 집합은 서로 연관되어 있었으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있던 한국 수학자 이임학(李林學), 1922~2005)이 둘 사이의 관련성을 찾아냈다. - P129
(전략). 이렇게 새로운 집합족을 발견하고 나자 전문가들은 유한 원자 대칭군집합족이 더 이상 없거나 아니면 찾아내야 할 집합족이 최소한 무한개가 아니라는 추측을 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다른 집합족들이 있다면 그 집합족들을 찾아내야 한다. 만일 더이상 없다면 그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P130
슈발리에, 스타인버그, 스즈키, 이임학 등이 사용한 방법은 대수적방법이었다. 하지만 자크 티츠는 기하학을 사용했고 다른 수학 분야의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리 유형 집합에 적용되는 기하학적 방법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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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클레에서 온 사람
좁은 의미로 사용하든 혹은 넓은 의미로 사용하든 대칭이라는개념을 통해 인류는 장구한 세월 동안 질서와 아름다움과 완벽함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창조해내고자 했다.
-헤르만 바일
전문 분야마다 전문 용어가 있다. (중략).
어떤 용어는 특별한 지위를 획득해 표준 용어로 자리를 잡지만 비전문가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예를 들면 빌딩(building)‘이라는 말을 수학자들은 일상적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사용한다. 수학에서 빌딩은 결정체 같은 구조를 이용해 만들어진 수학적 대상물을 가리킨다.- P133
티츠는 기하학이 적성에 맞았다. 1950년대 초에 그는 리 변환군을기하학적으로 다루는 연구 방법을 만들어내는 데 진력하고 있었다. 앞에서 보았듯이 리 군에는 A에서 G까지 일곱 종류의 집합족이 있다. 딕슨은 A, B, C, D, 그리고 E6와 G2에 내재되어 있는 기하학적 구조를 이용하여 리 군의 유한 버전을 얻었다. 티츠는 모든 집합족에 대해서도 유한 버전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P134
빌딩은 다중 결정체이다. 다중 결정체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로 하자.- P135
너무 복잡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수학자들도 다중 결정체를 마음속에서도 그려내지 못해 일부분만을 떠올릴 뿐이다. 예컨대 단일결정체를 머릿속에 그려내고 나서 상상력을 이용하고 또 대수학을 활용하여 나머지를 그려낸다.- P139
3차원에는 세 가지 타입의 결정체가 있다. 정사면체는 A3타입이고 정육면체와 정팔면체는 B3타입이며 정십이면체와 정이십면체는 H3타입이다. - P141
(전략).
표에서 보듯이 3, 4, 6, 7, 8차원에는 다른 타입의 결정체가 존재한다. 6, 7, 8차원에서 그런 예외적 결정체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수학자가 아닌 법률가였다. 19세기 후반 런던에서 소롤드 고셋(ThoroldGosset, 1869~1962)이라는 젊은 법률가가 여가를 활용해 고차원 기하학을연구하고 있었다. 1900년에 그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셋이 발견한 예외적 결정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기로 한다.- P143
앞서 언급했듯이 다중 결정체는 자크 티츠의 작품이다.- P144
수학에서는 다소 상이한 문제를 먼저 공략함으로써 해결책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P144
수학 연구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사람들이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보통 분필을 쥐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한다. 델리니는 함께 수학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상대였다. 왜냐하면 그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로 성장하고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P146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다중 결정체에서 온갖 종류의 멋진 패턴이 나온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설명을 위해 137쪽에 나온 다중 결정체를 살펴보자.- P147
(전략). 각 무리에는 다음과 같이 세 개의 기호가 들어있다.
abf
beg
acd
bde
cef
dfg
age- P147
이는 주목할 만한 패턴이다. 이제 무리마다 네 개의 기호가 있는 경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가를 질문해볼 만하다. 기호 한 쌍을 택하면 그때마다 정확하게 한 무리 안에 들어있어야 하고 두 개의 무리를 택하면 그 안에 한 기호가 공통으로 있어야 한다.³⁸- P148
38) 이런 무리들의 집합은 육각형을 이용해 만든 다중 결정체와 동일하다. 이때 무리의 크기는 각 꼭짓점에서 뻗어나가는 변의 개수가 된다.- P148
무리의 크기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가능하고 어떤 경우에는 불가능하다. 무리의 크기를 q+1로 놓자(왜 그렇게 놓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 P148
q가 소수이거나 혹은 한 소수의 거듭제곱이면 그런 무리들의 집합을 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q가 2, 3, 5, 11 등이거나(즉, 소수인 경우) 혹은 4=2², 9=3² 등일 때(즉, 소수의 거듭제곱인 경우) 가능하다. 한편 q가 6일 때, 즉 무리의 크기가 7일 때에는 불가능하다. 6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수는 10이다. 9가 10일 때 무리의 크기는 11이 되고 기호는 111개가 된다.- P149
그런 무리들의 집합이 존재할까? 1950년대 후반에 이미 이 문제는꽤 오랜 세월 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중략). 하지만 컴퓨터 증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왜냐하면 직접 손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P149
수학이라는 학문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아무리 증거가 많아도 수학에서는 소용이 없다. 어떻게든 증명을 해야만 한다.- P150
이장을 시작하면서 나는 다중 결정체에 빌딩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런데 빌딩이라는 말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 P150
티츠의 다중 결정체는 결정체들을 결합해놓은 것이었다. 이러한 결정체들은 리 이론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는데 그 결정체들의 면을 ‘방(chamber)‘이라고 부른다.- P150
방이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서 부르바키는 결정체 대신에 ‘아파트먼트‘ 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했고 전체를 빌딩이라고 불렀다.-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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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톰슨 정리 The Big Theorem
유클리드가 애용한 귀류법은 수학자가 사용하는 최고의 무기 가운데 하나이다. 귀류법은 장기의 어떤 묘수보다도 훨씬 더 우수하다. 장기에서 졸이나 마, 혹은 차까지 기꺼이 희생시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학자는 게임 자체를 희생시킨다.
-G. H. 하디, 『어느 수학자의 변명』
골드바흐의 추측이라는 소설에서 저자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는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가공의 수학자를 그리고있다.- P52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순수 수학자 대다수는 매우 어려운 정리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어떨 때 정리를 증명하는 일이 몹시어려워지는 것일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도를 알지 못해서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증명이 몹시 복잡해서 (비유를 하자면 꽤 높은 곳에 베이스캠프를 꾸리지 않는 이상, 또 적합한 장비와 방한복이 없이는 절대 오를 수 없는 에베레스트 산처럼) 어려운 것인가?- P153
두 번째 부류의 또 다른 명제로 군론 분야의 정리가 있다. 그 정리의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소수 순환군을 제외하면 원자 대칭군의 크기는 모두 짝수라는 것이다. (중략). 이 정리를 다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홀수 크기의 대칭군이 있으면 그 대칭군은 더 간단한 대칭군들로 분해된다(최종적으로 분해하면 소수 순환군들이 나온다)." 이 정리를 때로 ‘홀수 위수 정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P153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몇몇 학술지는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로 게재를 거절했다. 255쪽에 달하는 분량에 세밀한 논증이 빼곡하게 들어찬 논문을 게재하기에는 지나치게 길다고 여겼다. 10쪽, 20쪽, 길어야 40~50쪽이 보통인데 225쪽이면 너무나 과하다고 여겼다. - P154
(전략). 1948년에 미시간 대학교로 옮겨갔고 다시 1952년에 하버드로 갔다. 리하르트 브라우어는 젊은 사람만이 수학을 할 수 있다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트렸다. (중략).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모든 유한 원자 대칭군을 찾아내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는 논문으로 이 논문의 영향을받아 파이트-톰슨 정리가 나왔다.
브라우어 논문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짝수 위수를 갖는 원자대칭이 있으면 코시 정리에 따라 그 대칭군은 위수가 2인 대칭을 포함한다. 즉, 두 번을 연거푸 시행하면 모든 것이 본래 그 자리에 머무는 대칭이 존재한다.- P158
원자 대칭군에 절단면이 하나만 존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원자대칭군은 대칭들의 모임으로써 자기 자신에 작용하며 이때 절단면을 여러 위치로 옮기기 때문이다.- P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