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도시는 보랏빛 안개에 잠겼다. 공원 나무 사이로 따뜻한 봄바람이 불었다. 두 사람은 공원을 지나서 리의 집으로 걸어갔다. 때로 웃다가 지쳐서 걸음을 멈추고 서로 몸을 기댔다.- P73
일요일 밤, 앨러턴은 리의 아파트에서 저녁을 먹었다. 리가 닭 간을 요리했다.- P74
조 기드리는 젊은 남자와 함께 있었다. 젊은 남자는 군대에서 받은 정신과 상담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드리가 물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얻은 게 뭐야?" 기드리가 물었다. 목소리에 짜증과 경멸이 배어 있었다.- P74
"나한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는 걸 알았죠. 우리 어머니를 사랑하는 걸 알았어요."
"얘야, 어머니를 사랑해?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 P75
기드리가 물었다. "그놈이랑 잤어?" 그 말에 기드리의 젊은친구가 충격을 받은 듯했다.
"천만에. 난 더 큰 물고기를 낚았어." 리는 앨러턴을 흘깃 보았다. 앨러턴은 메리가 한 말에 웃고 있었다.- P76
5장
리는 월요일 아침 11시에 국립 전당포에 가서 카메라를 찾아오기로 앨러턴과 약속했다. 정확히 11시에 앨러턴의 방에 와서 앨러턴을 깨웠다. 앨러턴은 부루퉁했다. 다시 잠들려 했다. 결국 리가 입을 열었다. "자, 지금 안 일어나면......"- P77
카메라를 되찾느라 온종일을 보냈다. 전당표도 앨러턴이 잃어버리고 없었다. (중략). 리는 미끼로 200페소를 더 꺼내 보였다. 결국 이자와 이런저런 비용을 더해 모두 400페소를 냈다.- P78
리가 말했다. "나도 월러스 행정부처럼 생산하지 않는 데에 장려금을 주지. 오늘 일하지 않으면 내가 20페소를 줄게." - P78
리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앨러턴을 가지 못하게 하려고, 이튿날 약속 잡을 핑계를 만들려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어떻게든 가라앉히려고 애썼고, 앨러턴은 그런 리를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앨러턴이 떠났다. 리는 병으로 쇠약해진 사람처럼 의자 등받이에 등을 대고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P79
바텐더가 리 앞에 샌드위치를 놓았다. 리가 물었다. "어? 이게 뭐야?"
"주문하신 샌드위치요."
"아, 그래." 리가 샌드위치를 몇 입 베어 물고는 물을 마셔서목으로 넘겼다. 바텐더에게 소리쳤다. "조, 장부에 달아 둬."- P79
사실들을 꼼꼼 살피려 애썼다. 앨러턴은 상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퀴어가 아니었다. 리의 애착이 앨러턴을 자극했다.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대개 그러듯, 앨러턴은 누가 자기 시간을 뺏으려 하면 분개했다. 친한 친구도 없었다.- P80
리가 결심했다. ‘여기를 떠나야지. 다른 데로 가자. 남아메리카 파나마‘ 역으로 가서 베라크루즈로 가는 다음 열차 시각을 확인했다. 밤차가 있었지만 표를 사지는 않았다.- P81
리는 톰 웨스턴의 살림집으로 올라갔다. 메리와 앨러턴은거기 있었다.- P81
잠들었던가 보다. 메리와 앨러턴은 가고 없었다. 톰 웨스턴이 뜨거운 커피를 주었다. 리는 커피를 마시고 일어섰다.- P81
일어나서 면도를 하니 기분이 나아졌다. 롤빵과 커피도 먹고 마실 수 있었다. 담배를 피우고 신문을 읽으면서 앨러턴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P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