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기에 오프모던의 건축은 모험의 건축이다.- P11
모험 속에서 우리는 마치 정복자처럼 "세계를 강제로 우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도 있지만 또한 단숨에 파괴할 수도 있는 위력과 우연에 완전히 자신을 맡겨버리는 것"을 허용한다.⁴
4 같은 글, pp. 189~94. [옮긴이]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모험과 더불어서 제3의 세계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험은 단순하고 돌발적인 사건과도, 일관된 삶의 연속성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제3의 세계인 것이다." 한국어본은 p.209.- P12
모험의 건축은 문지방, 임계 공간, 다공성, 문, 다리 그리고 창문의 건축이다. 그것은 숭고의 경험보다는 한계의 경험에 관한 것이다.- P12
모험은 시간 바깥의 시간이다. 시작과 끝으로 경계 지워진 채로 무제한한 힘과 삶의 잠재성을 드러낸다.- P12
다르게 말해, 모험은 국가와 기업의 관료제를 통해 강화된 근대 세계의 베버식 탈주술화disenchantment에 대한 응답으로서, 실존의 단음계 속에서 재주술화re-enchantment를 약속한다. 모험은 황홀경이 아니라 일종의 범속한 각성 profane illumination⁶이다.
6 [옮긴이] "범속한 각성"은 초현실주의에 관한 글에서 벤야민이 사용한 표현이다.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측면을 가리키는 "profane"과 "erleuchten"에서 파생된 명사 "Erleuchtung" (각성, 영감, 깨달음, 계몽]을 연결한 것으로, 서로 결합될 수 없을 것 같은 개념들(가령, 도취와 비판, 일상적인 것과 비밀스러운 것 등)을 하나로 묶는 벤야민 특유의 역설적 · 변증법적인 결합의 사례 중 하나다.- P13
오프모던의 관점은 로젤린드 크라우스가 정교화한 "아방가르드의 독창성" 개념에 도전할 뿐아니라, 아방가르드와 사회주의 리얼리즘 사이의 유토피아적 비전의 연속성을 말하는 보리스 그로이스의 개념⁷에도 도전한다.
7여기서는 아방가르드에 대한 서로 대립되는 태도를 만들어낸로린드 크라우스와 보리스 그로이스의 다음 저작들을 가리킨다.
Rosalind Krauss, The Originality of the Avant-Garde and OtherModernist Myths, Cambridge, MA: MIT Press, 1985: Boris Groys,
The Total Art of Stalinism: Avant-Garde, Aesthetic Dictatorship, and- P14
그 정의에 있어 다른 것보다 더 "자유로운" 스타일이나형식 요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P14
건축에 대한 나의 접근은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방식, 그러니까 세계의 마스터 디자인을 만드는 단 한 명의 건축가라는 (토대주의적) 개념을 따르지도, "도래할 건축architecture à venir"에 관한 급진적인 반-토대주의적 이해를 주창했던 데리다의 방식을 따르지도 않는다.-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