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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화살
예쁜마녀  2021/08/21 09:32
  • [전자책] 신의 화살
  •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 13,900원 (690)
  • 2021-08-02
  • : 125

겉표지에 써 있는 문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유럽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흑사병처럼 무시무시한 전염병을 내가 살아가는 시대에 경험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내가 상상하던 2021년은 하늘까지 닿은 고층빌딩과 비행기처럼 날아다니는 자동차들, 로봇이 모든 것을 처리해주고, 인간의 몸 속에 이식된 칩으로 생활을 통제당하는.. 말 그대로 SF 영화 속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리얼 2021년에는 종일 마스크를 끼고, 사람들과 마주치지 못하고, 저녁시간에 2인까지만 만날 수 있다. 불편한 생활은 그렇다치고, 치료약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어느 나라는 장례를 치를 시스템이 마비되어 시신을 그냥 거리에 버리고, 강에 던지고, 냉동창고에 짐짝처럼 쌓아서 보관하고... 이게 과연 사람이 사는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인가 싶다.

슈퍼전파자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단순히 바이러스를 가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만난 사람의 숫자보다 사회연결망에서 더 중심적인 위치에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을 뜻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학자들은 사람들간의 연결고리와 만나는 패턴 등을 깊게 연구하게 되었다.

"기하급수적 증가"라는 개념은 내게 불안감을 더 싶어주었다. 그래프를 보면 고요하고 평평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가 갑자기 수직으로 상승한다. 현재 연일 2천명 이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 상태도 아직 "기하급수적 증가"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가 아닐런지.. 그럼 대체 코로나 상황은 끝이 어디인지..

WHO 는 수년전부터 병원체의 이름을 지을 때 지역명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로키산홍반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세인트루이스 뇌염 등등. 그래서 우한 폐렴이라는 말을 안 쓴다고 한다. 전염병의 유행이라는 불향한 상황은 특정 지역의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바이러스" 그 자체가 문제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의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같이 하던 일을 혼자 하게 되고, 밖에서 하던 일을 집에서 처리하게 된다. 수입이 즐어들었고, 자율성이 커졌다. 그러면서 스스로 통제 못하는 이들의 일탈도 생기고, 삶의 무력감과 우울감도 생긴다. 반면 어떤 이들은 철저히 개인의 삶을 즐기기도 한다.

이 책은 어렵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역사적 사건"으로 남을 코로나19 바이러스 시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할지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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