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 박하령
청소년소설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의 박하령 작가가 지은 글이다.
총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제목 <숏컷>은 작품의 제목 중 하나이다. 작품 중 재미있었던 세 편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폭력의 탄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재이긴 했다. 그런 장면들이 너무 적나라하면,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공감이 되며 마음에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폭력에 노출된 적도 없으면서 이상하게 모를 두려움과 아픔이 생기곤 한다.) 이 소설에서 청소년들의 심리를 제대로 드러내주는 문장을 찾았다. 사실 청소년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장면이라 생각했다.
“나도 수완이를 때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아이들의 환호 속에 나는 또 배우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나로 돌아가야 했다. 군중 속의 나는 나일 수만은 없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폭력 상황 속에 들어가고, 그걸 즐기고 과시하면서 영웅심리가 생기고, 이를 바라보며 환호하는 아이들은 폭력을 모바일게임이나 오락거리의 하나로만 여긴다. 정작 친구를 때리고 있는 아이도 본인이 왜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지 개연성을 찾지 못하면서 말이다.
<숏컷>은 최근 올림픽에서 불거진 양궁의 안산 선수 논란과 겹쳐졌다. 머리가 짧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유없이 가해진 도를 넘은 비방과 욕설 말이다. 원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쓰이는 거였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논란이었다. 책 속 주인공은 그냥 숏컷 헤어를 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고 비난을 받는다. 이 책에서 통쾌했던 건 우리의 당당한 주인공의 멘탈이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이었다.
“전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미용실에 한 번 더 갈 예정이다. 숏컷은 어중간하게 길면 지저분한게 흠이다. 한 번만 더 잘라야겠다. 쌈박한 숏컷으로.”

<달콤 알싸한 거짓말>은 우연한 기회에 주목과 칭찬을 받게 된 아이가 이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업시간에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며 졸았을 뿐인데, 강사님은 강의에 열중했다고 착각하고 질문을 하나 던진다. 딱히 생각나는 답이 없어서 좀 전에 화장실에서 귀에 들렸던 다른 아이가 했던 말을 답으로 말한다. 강사님은 최고의 답이라 칭찬의 칭찬을 거듭하고. 갑자기 주목받은 사람으로 상황이 변하고 만다. 그 이후로는 무슨 행동을 하건, 무슨 말을 하건 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되니 이내 상황을 즐기게 된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고 했다. 사소한 일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만든다고 했다. 딱 그 상황이다. 하지만 절대 주인공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누구나 그런 선택을 할까 하고 갈등할테고, 그 중 많은 수는 실제로 옳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