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다. 어쩌면 나의 생각과 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등장해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지만. 책을 많은 읽은 사람이 쓴 글임이 잘 드러난다. 다만 뒤로 갈수록 간간히 눈에 띄는 오타가 안타깝다. 출판사에서 잘 좀 봐주지... '생산적으로 '책읽기가 그렇다고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감동, 메시지, 시사점, 자료 등등의 관점에만 접근하게 되어 어느 순간 그 자체의 순수한 감동을 못 느끼게 되더라. 때로는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그냥' 책을 읽는 시간도 필요할 듯. 2010.01.12.
사전식 구성으로 되어 있고 어지간한 사전만큼 두껍기도 하다. 화장품 성분 관련 사전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너무 두꺼워 일일이 다 읽을 엄두도 않나고, 다행히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의외로 고가의 브랜드에 인색한 평을 많이 썼다. 성분이 그닥 특이하지 않은데 값만 비싸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 비싸다는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린다. 음... 훑어보니 살 만한 물건이 그닥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대체할 만한 국내 브랜드 화장품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 답답, 막막하더라. 2010. 01. 12
이미 익숙한 형식의 고만고만한 책일 거라고 생각하며 쉽게 손이 가지 않던 책이다. 그리고 포맷 자체는 정말로 그랬다. 그런데 뭐랄까. 읽어가면서 작가의 내공 혹은 깊이가 뚝뚝 묻어 난다고나 할까. 이 책은 처음보다 뒤로 가면갈수록 더 좋아진다. 그도 그럴것이 작가는 긴 시간 동안 심리치료를 해 왔던 상담자이다. 결국 나는 그의 체험에서 얻은 지혜만이 아니라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다른 많은 사람들의 깨달음과 치유의 과정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니까. 2010.01.09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를 알게 된 건 순전히 내 전공탓이다. 그런데 <관용론> 이외에는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다. 사실 그는 현실을 풍자하는 희곡과 소설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지 않던가. 이제서야 만난 그의 작품 <캉디드>는 지금 시각에서야 어이없는 인간 군상들이 대거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이상향으로서 엘도라도를 그려놓은 점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어느 정도는 모어의 <유토피아>와 유사하다. 황금과 보석을 우습게 생각하는 나라, 결국 순수한 노동으로 삶을 해결하는 소박한 삶. 2010.01.09
작가의 재기넘치는 이야기 전개에 점점 빠져든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1960년대 초반 작품이란다. 당시의 상황이 동서 양 진영의 살벌한 냉전구도였음을 생각해 보면, 각자 상대 국가를 의식하며 끊임없이 손익을 따지고, 심지어 달나라에 가서까지 자기네 영토라 우기며 싸워대고, 다른 약소국들은 가볍게 무시하고 마는 내용이 그럴싸하다. 비록 소설이기는 하지만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한 방 먹이는 -사실 강대국들이 자만심에 빠져 자의적 해석을 일삼은 끝에 실수한 결과인 것이 더 크지만 - 모습이 은근히 시원하다. 2010.01.04
올해의 첫 독서를 이렇게 찜찜한 기분으로 마칠 줄은 몰랐다. 나름대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거쳐 오느라 왜곡된 윤리관과 자아관을 가진 아이들이 담임 교사의 어린 딸을 정당한 이유없이 살해한다는 것도 그렇고, 그런 아이들을 법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손으로 파멸로 몰아넣는 담임 교사의 '고백' 혹은 '독백'들이 섬뜩하다. 201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