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심리치유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토로와 상담이 이 책의 내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실제 자신도 수차례 정신분석을 받았다는 소설가 김형경씨는 꽤나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각 장의 뒤에 인용한 문장들도 책 내용과 맞물려 울림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우리 자신 밖에 없다" - 괴테
곱씹어보게 되는 문장이더군요..
책을 넘기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목에 무엇인가 걸린 것처럼 침을 자꾸만 삼키게 되고, 그래도 넘어가지 않는 것이 영 불편했습니다. 책을 덮고나서는 나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지며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마치 제가 사연들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공감을 원합니다.
대단한 해결책이나 몰랐던 진실 따위를 지적받고 싶은 게 아니라 조용히 손잡고 더없이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는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입니다. 정말 그것이면 족했을텐데 왜 나와 그들은 그러지 못했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스스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도록 조용히 이끕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누구도 나를 향해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고 조용히 말해줍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