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이 미드 못지 않은 열풍을 일으키면서 요새 부쩍 신문 국제면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신문 기사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바마, 힐러리를 다룬 책도 꽤 여럿 쏟아져나왔죠.그런데 걔 중엔 반짝 인기를 노리고 급조된 것들도 적지 않은 듯 해요.
이 책도 얼핏 '오바마니아'(오바마 광풍)에 묻어가려는 책 중 하나가 아닌가 싶은 의구심을 갖고 들춰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바마론'이라는 진지한 제목 만큼이나 '진지한' 책이더군요. '진지하다=재미없다' 아니냐구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오바마를 잘 아는 사람들을 충실히 취재해서 쓴 책이라 그런지 생생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거든요. 두툼한 분량이 술술 넘어가는 편입니다.
저의 경우 미국 대선을 처음 지켜보면서는 특별히 누구를 지지한다거나 하는 입장이 없었는데요. 갈수록 오바마의 신선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경쟁자인 힐러리는 '이긴다는 것' 자체에만 집착하는데 오바마는 '이기되 다르게 이긴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걸 잘 알게 되었거든요. 우리나라 선거판에도 만연한 네거티브 공세는 절대 안하고, 페어플레이를 한다는 거지요. 왜 미국 내 우수한 인재들이 죄다 오바마 선거 진영에 모여있는지,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심지어 클린턴의 측근이었던 사람들조차)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오바마를 더 알고 싶은 사람, 오바마를 통해 미국이 변화되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한가지 더! 오바마가 명연설을 하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이 책엔 부록으로 그가 했던 '담대한 희망' 연설, 대통령 출마 연설 등이 영어 원문과 함께 실려있습니다.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