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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로지xoxo
  • 드라이브
  • 정해연
  • 11,700원 (10%650)
  • 2025-03-25
  • : 3,380
너무 현실 같은 이야기에 읽고 나서 마음이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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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혜정은 남편의 연락을 받는다. 울음을 토해내며 말하는 남편.  딸 연희가 죽었다고... 70대 노인의 운전미숙으로 인해 연희가 죽었다고...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균탁은 무언가 차 앞으로 들어왔고 급하게 튼 핸들과 브레이크라고 생각하고 밟은 페달이 무서운 속도로 인도로 돌진했다. 멈춘 차와 비명소리를 듣고 알게 되었다. 그의 차에 한 소녀가 끼였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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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고 싶었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꿈일 것만 같았다. - p.40

🔖실수는 남의 발을 밟은 게 실수야. 물을 엎지른게 실수라고! 누굴 죽이는게 아니라! - p.53

🔖균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사람을 죽였는데, 자신은 편안한 집으로 돌아가라는 게 이상하게 들렸다. - p.42

🔖이걸로 모두에게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랐다. 그에게도 평화가 찾아왔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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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게 이렇게 괴로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펼쳐지는 모든 상황들이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와 감정 소모가 심했던 작품이다. 피해자와 가해자 두 시점으로 나뉜 이 작품은 그 시점에 맞춰서 책을 뒤집어서 읽게 되는 독특한 구성이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등굣길에 10대소녀가 달려오는 차에 끼여 사망하게 된다. 운전자는 70대 남성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돌진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피해자인 10대 소녀 연희의 엄마 혜정의 시점을 먼저 읽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던가? 사고 소식 후부터 혜정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딸이 없다. 남편과의 다툼이 잦아졌다. 히스테릭한 모습으로 비치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 어딘가 과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해자인 74살의 균탁은 그저 평범한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다. 운전을 3년이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맞벌이 딸 부부를 대신해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선 운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양쪽 모두를 읽고 나면 어딘가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피해자 엄마의 모습과 가해자인 할아버지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뭐지? 마냥 피해자의 상황에 동요될 거란 내 예상과는 다르게 가해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감정 이입이 됐다. 물론 살인은 중한 죄이다. 그리고 실수라고 표현했던 그 말엔 분개했다.

양쪽 상황 모두를 100%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들이 느끼는 고통이 글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져 읽으면서 눈시울이 여러 번 붉어졌다.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너무 현실 같은 이 소설은 나에게도 딜레마를 던져주었다.

이 작품은 요 근래 자주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 운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신체능력이나 인지능력은 당연히 무뎌지게 된다. 그래서 사회에선 노년층의 운전을 자제하길 권하고 있는데 누군가에겐 운전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도 있다는 사실에 마냥 안된다고만 하기도 그랬다. 노년층의 활발한 활동에 도움이 되는, 그들의 입장에서 편한 무언가를 제도적으로, 좀 더 단단하게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나도 그 나이가 될테니까...

아! 읽고 나서 이렇게 머리 아프게 생각해 보긴 처음인듯싶다. 소설이... 너무 빈틈없이 현실 그 자체잖아요, 작가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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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nexusbooks)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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