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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로지xoxo
  • 파선
  • 요시무라 아키라
  • 14,220원 (10%790)
  • 2025-01-24
  • : 2,725
파선_뱃님 오시는 날/ 요시무라 아키라 #도서협찬 #서평단

깊이 있는 문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걸까? 담담하게 써 내려간 사는 이야기가 뇌리에 깊게 남아 눈물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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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가구가 모여 사는 작고 가난한 마을. 그래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고용 하인으로 팔려가는 게 대부분이었고 이사쿠의 아버지 또한 3년의 고용 하인으로 일하기 위해 떠난다.

마을 사람들은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뱃님이 오길 기원하며 의식을 치른다. 마을 앞 암초가 많은 바다에서 좌초한 배를 뜻하는 뱃님. 그 배 안에 잔뜩 실려있는 음식, 집기, 비싼 천 등을 원하는 사람들.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마을 사람들은 해변가에서 소금을 굽기 시작한다. 뱃님이 오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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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거칠고 암초에 부서진 파도의 물보라는 해안 근처에 있는 집까지 튀었다. 파도 소리는 온 마을을 뒤덮었다. 해가 기울자 모래가 깔린 좁은 해변에서 소금 굽기가 시작되었다. - p.31

🔖이사쿠는 마을 사람들의 표정 변화를 알아챘다. 험상궂은 표정은 사라지고 눈빛이 온화해졌다. - p.139

🔖인간에게 일어나는 가장 무서운 일은 마음이 해이해지는 것이야.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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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고용 하인으로 집을 비우게 되며 실질적인 가장이 된 소년 이사쿠의 4계절이 고스란히 보이는 작품이다. 더워질 즈음 꽁치잡이에 나서고 후에 오징어를 잡다가 산꼭대기가 붉어질 때 뱃님이 오시겠지 기원하며 막바지 문어잡이에 나선다. 추운 바람과 눈발이 날리는 겨울이 오면 뱃님 오시라 소금 굽기를 시작하는데...

이야기 초중반은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들의 힘겨운 살아가기를 보여주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세상은 변하지만 그들은 쉼 없이 일했다. 언제나 같은 일상이지만 내 가족을 굶기지 않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끈질기게 일했다.
이야기 중반, 드디어 뱃님이 찾아오고 사람들의 살림이 나아지지만 위험은 어느 순간 스며들고 있었다. 또 한 번 찾아온 뱃님이 실고온건 선물일까 재앙일까? 이야기 후반부는 급격하게 불안정하기만 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 오랜 옛날부터 그들이 행하던 무서운 관행은 손가락질 받을만하고 그들의 속내는 무섭기만 했지만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그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눈살 찌푸려지진 않았다. 오히려 처절하지만 성실했던 그들의 모습에서 뭔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을 읽고선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무서운 장면이 나오진 않지만 이거야말로 잔혹동화가 아닐까?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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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드(@bookroad_story)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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