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에티카 : 세계, 김명석.
mr.kangaroo7 2025/11/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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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노자의 에티카 : 세계
-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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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5-09-29
: 352
-20세기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하나인 들뢰즈는 그를 일컬어 '철학자의 왕' 또는 '철학자의 그리스도'라 불렀다. 데카르트와 함께 근대의 문을 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역작 《에티카》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자.
-이 책은 스피노자의 《에티카》'1부-신에 대하여' 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자세히 해설한다. 아니, 그것을 넘어 《에티카》의 구조를 뜯어 완전히 분해한다. 아니, 그것도 아니다. 이 책은 해부를 한다. 즉, 한 권의 스피노자 아나토미.
-실제로 책을 펼쳐보면 마치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철학서인지 해부학 서적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독하리만치 성실히 명제 하나 하나를 쪼개서 개념의 어원을 탐구하고, 그 표현을 달리하여 두 번 세 번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에티카》의 구석구석까지 씹어 마지막 단물까지 모두 빼낸다.
-하지만 이 반복은 결코 저자가 같은 내용을 중언부언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개념과 문장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정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좋았던 점은 바로 이 정제과정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이 책이 제공하는 해설의 논증을 따라가다보면 독자는 스피노자의 사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소중한 기회를 얻는다.
-개념의 어원은 무엇인지 부터, 다른 이들은 그 개념을 어떻게 사용했고 저자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명제의 근거는 무엇인지, 그것을 증명하는 스피노자의 논증은 어떤 흐름으로 전개되는지 까지. 모든 것들이 아주 정성들여 꼼꼼히 설명된다.
-따라서 이 책의 시작은 해부학이었지만 그 끝은 해부된 논리와 개념의 녹슨 곳을 깨끗이 닦아내고 매끈하게 복원하는 복원학이 된다.
-철학책 한 권을 공부한다는 것이 원래 이렇게 단단한 집념과 철저함이 필요한 일인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연구 스타일이 원래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둘 다 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저자의 세심하고 치열한 분석과 논증을 따라가려 노력하다보니 많은 공부가 됐다. 《에티카》에 대해서도, 읽기와 공부의 방법론에 대해서도.
-피상적으로 아는 것은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오히려 모르는 것보다 더 나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피상의 안개를 걷어내고 사유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하도록 돕는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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