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시라숑님의 서재
마지막 책장을 덮고 다시 표지를 살핀다. 네잎 클로버를 꼬리에 단 채 흘깃 나를 쳐다보는 헬렐. 검은고양이가 내미는 제안은 내게 행운일까 불운일까?

사람은 다 같다고, 사람에겐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누가 그래? 값을 나누는 등급도 다 정해져 있는데. 왜, 패밀리 레스토랑 있잖아. 거기도 돈을 다 다르게 받거든. 중학생이 됐을 때 어떤 애들은 더 이상 어린이 요금이 아니라 성인 1인분 요금을 내야 한다면서 싫어하더라고. 난 오히려 1인분 값을 할 수 있어 다행이야. 중학생 쓰는 데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알바 자리를 구할 수 있었거든.

18p

아직도 이렇게 바른 중학생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다가 나는 어쩌다 아이들을 이렇게 삐딱하게 보는 어른이 된거지?하는 반성을 한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학생. 무엇이 갖고 싶은지, 하고 싶은지, 소원을 말해보라는 악마에게 ˝선택. 내가 뭔가를 고르는 거요.˝라고 이야기 하는 아이는 헌 운동화를 신어도 ‘아, 난 괜찮아. 새 운동화 없어도 돼.‘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에 있고 싶어했다. 수학여행비가 없어 그 참석여부를 이미 선택할 수 없었음을 꾹 눌러삼켰던 아이.



끊임없이 아이에게 소원을 말해보라며 속삭이는 헬렐을 보며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떠올린다. 어쩐지 손쉽게 그림자를 팔아버린 어른과 달리 아이는 계속해서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고 악마가 보여주는 환상에도 유혹당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아이이기 때문에 갖는 두려움과 경계심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뻔하게 떠올릴 아이의 소원이 아이의 입에서도 꿈에서도 나오지 않아 혼자서 애가 타다가 그것 역시 어른인 나의 희망사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나의 예상을 깨는 작가의 스토리에 그는 나보다 더 아이와 가깝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가 만든 이야기를 한 스푼 더 신뢰하기로 했다.

이 모든 수고를 거쳐 봐야 원점이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한 바퀴 돌아 제자리인데도 뭔가 달라진 것 같아. 코치님이 환장하는 그, 끝내기 홈런을 때린 기분이랄까.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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