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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숑님의 서재
  • 단명소녀 투쟁기
  • 현호정
  • 10,800원 (10%600)
  • 2021-07-15
  • : 1,408
"죽음은 소나기처럼 움직인다고 북두는 설명했다.
지평선에서부터 먹구름과 비가 솨아아 달려오는 모양으로 죽음도 다가온다고. 그러므로 만약 구름이 움직이는 속도보다 더 빨리 달린다면 비를 맞지 않을 수 있듯이, 죽음과 반대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면 죽음을 조금,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늦출 수 있다는 말이 되었다." (12~13p)

수정은 점쟁이 북두에게 스무 살 전에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당황스러운 것은 수정은 그저 '어느 대학에 합격할 것인지' 궁금해서 찾아간 점집이라는 것이다.

탕. 탕.

곧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싫다면요?"라는 당찬 대답을 한 수정이 내려온다. 철계단을 내딛는 소리가 총소리 같다는 저자의 표현에 혼자서 내려오는 수정의 걸음을 살금살금 뒤쫓아본다. 그렇게 내내 수정의 뒤를 쫓으며 그녀와 함께 '삶'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유심히 수정을 살핀다.

열아홉의 수정은 곧바로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다. 어쩐지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이렇게 자신있게 결정을 할 수 있나.. 하는 선입견이 올라온다. 그러나 수정은 이미 혼자서 자신의 운을 점쳐보기로 한 아이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머릿속에서 나혼자 이런저런 경계를 하는 사이 수정은 이미 방향을 정해서 걷기 시작했고 이야기는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간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ㅡㅡ
우리나라에서 열아홉의 나이는 삶의 기로에 서 있는 나이이다.

학생의 신분을 연장할 것인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전선에 뛰어들 것인지.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 연장된 상황에서 개인이 실질적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첫번째 관문이 아닐까 한다. 이후로는 더욱더 많은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이 도래하겠지만 그래서 이 소녀의 단호한 첫마디가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 아닐까?

#제1회박지리문학상수상작 이다.

원래 #서평단 활동에 신청하지 않는데 이 수상작은 무척 욕심이 났다. 말그대로 젊은 나이에 #단명한작가의 문학상수상작제목이 #단명소녀투쟁기 라니.

덕분에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되기 전의 책을 받아보고, 누구보다 먼저 읽어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은 낯설지만, 또 설레인다.

시선을 끄는 표지를 한참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숲 속에서 걸어나와 나에게 함께 가자고 할 것도 같고, 자신의 앞에서 비켜서라고도 할 것 같다. 수정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띠지를 보고 있자니 어서 나도 동참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가위를 찾는다.

그러다 흑과 백으로 준비되어진 숨겨있던 갈피끈을 맞닥뜨리는 순간 #출판사사계절 의 센스에 탄성이 나왔다. 이걸 어떡하지? 만지작 만지작... 삶과 죽음을 손에 들고 책을 가른다.

개같은 내일을 만나러 우리랑 가야지.
북두를 바라보며 수정의 안내를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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