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의 급변기 한복판을 관통하며 살아온 한 젊은 교사와 산골 시골아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먹먹했다. 제대로 된 집은 고사하고 한 끼를 제대로 먹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을 만큼 찢어지게 가난한 아이들의 삶이 너무 안쓰러웠다. 무거운 마음을 겨우겨우 다잡고 읽었지만 영수의 안타까운 죽음과 그 아이가 남긴 마지막 일기에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생전 받아 보지 못한 따스한 아버지의 정을 느끼고 갔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애써 위로하며 책을 덮었다.
소설 속 아이들은 바로 우리 윗 세대의 모습이다. 그들이 그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을 견뎌내고 극복했기에 지금 우리는 경제 대국의 대한민국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과거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의 역사도 없다고 합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를 모르면 희망을 잃게 됩니다. 지난날의 아픈 역사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고즈넉한 저녁 하늘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어쩌면 새로운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종소리일지도 모릅니다." -p.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