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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읖님의 서재
  • 마른 여자들
  • 다이애나 클라크
  • 15,120원 (10%840)
  • 2021-07-30
  • : 253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긴게 사실이다.


책 제목에서 말해주듯 마른 여자들, 다이어트, 나고 자라면서부터 자신의 몸매나 외적인 모습에 강박을 갖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꼬집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게 페미니즘 소설인가 싶다.


(그러고 보니 페미니즘 소설이란 뭐지?ㅋㅋㅋ)



이 책은 마른 여자들의 이야기지만 사랑 이야기이고, 서로를 구원해주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나를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페미니즘에 속하는 이야기라면 그럴 수 있지. 여자들의 이야기니까.


하지만 결국 사랑이다.


어리숙하고, 성숙하지 못했던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다, 그 사랑이 때론 집착이 되고 상처를 남기지만,


또 다시 그들을 일으키고 안아주었던 것도 서로를 향한 사랑이었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사랑'이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가 배운 것 : 사랑한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내가 배운 또다른 것 : 사랑받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나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른 여자들, 614page 발췌



주인공인 로즈는 일란성 쌍둥이인 릴리가 있다. 둘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쌍둥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만큼 둘은 굉장히 친밀한 관계인 동시에 닮은 듯 다르다.


로즈는 자신과 달리 모두에게 사랑받는 릴리를 동경하고 닮고 싶어한다.


그런 로즈를 릴리는 살뜰히 챙기고, 배려한다. 로즈는 그런 그의 모습 까지 사랑하고, 온전히 그에게 자신을 맡기고  의지한다. (여기서 덧붙이는 이 책의 좋은 점 1 : '그녀' 대신 '그'를 쓴다.)



그러던 그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이 세상에 서로를 완전히 이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던 서로가 늘 함께 할 수는 없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만큼,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몸무게 마저 같았던 그들은 늘어나고 줄어든 몸무게 만큼 마음의 거리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본인 스스로 보다 서로를 더 아꼈기 때문에 릴리와 로즈는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세상 모든 문제는 사랑 때문에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모든 이들은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로즈는  사랑을 5 가지로 정의한다.


 1. 일대일의 사랑 2.좁은 범위의 사랑 3. 넓은 범위의 사랑 4. 유명인사 5. 자기애 


사랑의 정의가 이성간의 사랑, 동성간의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 같은 식의 정의가 아니라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받기 위해 가끔 이상한 행동을 저지르곤 한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나를 재단하다 보면 진짜 나는 차츰 줄어들다 영영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짜 사랑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렇게 변하도록 내버려두진 않겠지만)    


릴리도 로즈도, 그리고 제미마, 캣 ...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그러했다.


사랑받기 위해 저 자신을 잃는지도 모르고 망가져갔다.


어쩌면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누군가가 자신을 구원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디에 가는지도 모르면서 당신과 함께 가기를 원하는 누군가를 상상해보라.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마른 여자들, 576 page 발췌



 




하지만 모든 사랑의 시작은 내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때문에 나를 구원 할 수 있는 것 또한 나 자신이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어, 네가 스스로 시설에 들어가고, 회복을 결심하고, 그런 소식이 나를 깨닫게 만들었어. 모든 건 내 결정이구나, 오로지 나한테 달렸구나, 하고. 


나를 고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마른 여자들, 521page 발췌



인기를 얻기 위해서 하루에 사과 한 알 만 씹고, 변비약을 먹고, 구토를 해 가며 자신을 혹사시키던 


그게 쿨한 것이라 여기던 제미마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을 때 나는 얼마나 감동하고 기뻤는지.



무엇이 그들을 성장하게 했는가 생각하면 그 역시 사랑이었다.


그들은 살고 싶었고, 그래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 또한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는 늘 그렇다. 인간은 참으로 회복력이 좋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더라도 헤쳐나가며,


그 어떤 극적인 변화 속에서도 적응해서 살아간다.


마른 여자들, 548 page


    



책을 중간 쯤 읽었을 때 했던 메모와 지금 적어가는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무엇이 그들을 마르게 만들었나, 마른 몸매에 집착하게 했나,


스스로를 지킬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고 강한 누군가에게 의탁하도록 꿈꾸게 했나.


강함을 배우기 전에 나약함을 먼저 가르쳤나.



이런 얘기를 열심히 메모해뒀는데, 그런건 잊은지 오래다.


한참 사랑 타령 한 것 치고, 이제와서 부끄럽긴 늦었지만 


덕분에 나는 어떤 문제가 있어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주인공들이 성장한 만큼 나도 성장한 모양이다.


 


이제 12시가 가까워져서 리뷰는 마쳐야겠다.


남은 얘기는 좀더 곱씹다가 적어봐야지.


지금 사랑에 과몰입 중이라 더 적어봤자 좋은 얘기가 안나올듯ㅋㅋㅋㅋ



결론 : 너무 좋은 책이니까, 다들 츄라이. love is open 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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