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평은 출판사 크레용 하우스에서 제공해준 도서를 읽고 작성했다.
보시다시피 어린이를 위한 소설이지만, 300 페이지가 넘는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다.
혹시나 어린이 소설/청소년 소설이라고 가볍고 유치할 거란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편견은 거둬도 좋다.
내겐 성인이 되서 읽은 어설픈 소설들 보다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 소설책들이 오히려 기억에 진하게 박혀있으니 말이다. 다만, 너무 오래되서 그 소설을 다시 읽고 싶어도 그 소설의 제목도 줄거리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안타까울 뿐.
책 제목은
고양이 탐정 윈스턴, 열두 살 여자아이가 되다
(고양이 + 탐정 + 여자아이 소재만 봐도 나의 취향을 저격할 것임을 제목만 보고도 미리 알았다)
한 물리학 교수의 고양이, 영국 귀족 출신 윈스턴 처칠은 새로온 가정부의 딸 키라와 함께 지내던 중, 공사자에서 뜻하지 않게 벼락을 맞고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는 일을 겪는다. 서로의 영혼을 제자리로 돌리려고 하는 과정 속에서 각자가 가진 고민들을 둘이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나가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머지 인물들의 세세한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윈스턴과 깜찍이 고양이 트리오의 이야기를 더 다뤄줬으면 고양이 덕후들에게 더 사랑받는 책이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어린이/청소년 소설에서 제일 중요한 삽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귀여운 윈스턴 같으니.
이야기 흐름이 빠른 편이라지만,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보니 이야기에 흥미를 끌 수 있는 + 이해를 도와주는 삽화들이 종종 등장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그동안 삽화 없는 책들을 지루해서 어찌 봤나 싶을 만큼.
가만 보다 보면, 여기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유명한 하이틴 영화에서 많이 본 캐릭터들의 모습과 일부 겹친다.
순수 정의감 넘치는 여자주인공 + 너드 남자사람친구 + 펑크&고스 여자사람친구
(그리고 우리의 우정...뽀렙...☆★)
읽으면서 easy A와 mean girls가 떠올랐다.
약간 하이틴의 공식 같은 건가?
우리나라의 재벌 3세 남자주인공과 신데렐라 캔디형 여자주인공 처럼?ㅋㅋㅋ
재밌는건 아무리 뻔한 소재라도 그게 계속 쓰인다는건 먹힌다는 얘기ㅋㅋ
극중 주요 인물들이 초등학생들이라 그런지 그들의 모험이 흥미진진하지만, 학교 졸업한지 한참 된 내 눈엔 대체로 귀엽게만 보였는데 종종 이 녀석들의 말에 놀라기도 하고, 감동도 받았다.
(우리 사는 세상에 모두가 언젠가는 어린이었을텐데, 다들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험한 세상이 되었는고....)
어렸을 때 기억도 새록새록 나면서, 그 때의 나는 무슨 고민을 가지고 살았을까 궁금해졌다. (이래서 일기를 써야돼)
주된 목적은 내가 읽고, 조카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던 건데
읽다보니 아직 초등학교 갓 입학한 조카 아이가 읽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 핑계로 당분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걸로^^
때되면 좋은 책들과 함께 선물해야겠다.
서평의 마지막은 귀여운 고양이 윈스턴의 명언으로 마무리 하겠다.
.. 하지만 현명한 고양이로서 충고해도 된다면 다른 아이들이 너를 존중해야 된다는 거야. 그렇지 않은 우정은 아무 의미가 없어. 네가 남의 마음에 들려고 자신을 작게 만들수록 걔들은 널 존중하지 않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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