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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읖님의 서재
  • 하룻밤 미술관
  • 이원율
  • 14,400원 (10%800)
  • 2021-07-09
  • : 593

얼마 전 미술관에 다녀왔다.


신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라 작품 해설이 자세히 나와있진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 상상하고 끼워맞추는 재미가 있었다.



예술의 진짜 가치는 그 속에 담긴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글이나 그림, 음악 등 모든 예술의 영역은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도 하다.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들의 방식대로 전달한다.


(때론 직접 말하는 것보다 오감을 통해 전달할 때가 더 효과적이기도 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아름답고, 기교가 넘치는 작품이라도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보잘 것 없다면 그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단한 명화라도 단순히 보기만해선 온전한 감상이라 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는 익히 들어 알법한 작가들과 작품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소개한다.



책의 소제목 처럼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작가와 미술관을 거닐어보는 것이다.


오늘의 서평은 이원율의 '하룻밤 미술관'이다.



챕터별로 2-3장 분량의 23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너무 복잡하지 않아 지루하지 않고, 적당히 흥미롭다는 점이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것 처럼 어떤 이야기든 너무 깊게 파고들면 골치 아파지는 법.


'~ 한권으로 끝내기' 시리즈 들 처럼 두껍고 유익하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류의 책은 아니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이 책으로 하여금 독자에게 미술적 흥미를 일으키기엔 충분하다.  



한창 서평을 작성해야 할 책들이 머리맡에 차츰 쌓여가는 와중에도 자기 전 이 책을 꼬박 꼬박 읽어갔고, 오늘 드디어 다 읽어서 서평을 작성하게 되었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엮인 책이라 모든 이야기를 서술하긴 적절하지 않고,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을 꼽자면, 바로 화가 '이중섭'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서술되는 이 책의 장점이 특히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대학 시절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했을 무렵이 떠올랐다.


코로나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전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또렷이 들리던 가이드 분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어찌나 재밌고, 흥미진진하던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도 힘든줄 모르고 까치발을 쳐들고 고개를 이리저리 기웃대며 열심히 경청했었다. 비록 지금은 다 까먹었지만ㅋㅋ



이 책에서도 그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의 아내, 어린 아들, 형 그리고 전쟁.


가족 이야기인데다 전쟁을 겪은 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나선지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전해오는 느낌부터 남달랐다. 그래선지 작가 이중섭 보다는 인간 이중섭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중섭 외에도 많은 (어쩌면 잊혀진) 한국 작가들의 이야기들을 더 담아냈으면 좋았을 것 같단 아쉬움이 남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고흐, 모네의 이야기는 외국에서도 충분히 많이 다루고 있으니 그보다는 지금껏 잘 다루지 않아 몰랐던 한국 작가들의 이야기를 이젠 들어보고 싶다. 


사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이중섭임에도 그의 세세한 인생사는 잘 몰랐었다.


오히려 반 고흐의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 조금은 반성하는 마음을 가졌다.



다음 번에는 한국 작가들을 다룬 미술 이야기로 만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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