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말로 업을 삼는 사람이 아닌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워낙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을 재미있게 잘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은 있었지만)
그런데 의외로 목소리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
각 기업의 리더들을 포함해서 교회의 목사님, 보험설계사와 같은 영업직군 종사자들, 면접을 준비하는 취준생들, 손님을 응대해야 하는 자영업자들 까지!
사실, 사람과 사람간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목소리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라도 목소리의 영역을 벗어난 일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직접적으로 사람들 앞에 설 기회가 많지 않지만,
내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특히나, 직장에서는 팀원간 의사전달을 어떻게 하느냐가 업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 마디면 천냥 빛을 갚듯이,
한 두 마디 말로 쉽게 끝날 수 있는 일을
중간에 어설픈 의사소통 창구가 끼어 있으면 작은 문제도 커지기 마련이다.
업무스킬도 중요하지만, 화법이나 어투(앵앵 거리는 말투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들은 업무시에 신뢰감을 떨어뜨림 = 본인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요소) 등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진단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보이스 트레이닝이 필요한 이유, 트레이닝 방법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목소리 진단 20개 문항, 발음 진단 20개 문항 만으로
짧게 구성되어 있어서 실제로 내 목소리나 발음이 어떤지 객관적인 진단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나마 발음 진단은 문제와 답이 명확하지만, 목소리 진단은 문항도 모호하고 답변도 아리송하다.
실제 코치를 만나 진단을 받고, 트레이닝을 하는 것 만큼의 질을 바라긴 어렵겠지만,
다음 번엔 좀 더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받은지 이제 4일차라서 3주 짜리 트레이닝 코스를 모두 섭렵하진 못한 상황이지만,
서술되어 있는 보이스 트레이닝은 다 빠르게 한 번씩 시도해보았다.
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하루에 15분씩 투자해서 연습한다면
나도 성우 못지 않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이 생긴다.
읽으면서 의외로 놀랬던 부분은 내용이 군더더기 없다는 점이다.
보이스 트레이닝 덕분인지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핵심만을 전달하는 간결한 표현을 쓰던 것이
몸에 배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책이 술술 잘 읽히고, 내용을 쉽게 받아 들였다.
책에서는 목소리의 전달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3가지로
정확한 발음, 자연스러운 호흡, 적당한 속도를 꼽는다.
나는 발표를 할 때마다 종종 말이 빨라지곤 하는데,
고치려고 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
일부러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하고 천천히 하려고 연습해도
막상 현장에선 다시 말을 물대포 처럼 쏟아낸다.
이게 단순히 긴장해서 생긴 버릇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명쾌하게 짚어주었다.
발표할 때, 말이 빨라지는 것은 호흡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다.
입안에 머금은 공기에 의존하는 얕은 호흡을 하며 말하기 때문에 말의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고!
그래서 일차적인 목표로 복식호흡 연습을 통해서 호흡을 길게 갖도록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언젠가 갈고닦은 목소리가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주길 기대해야지.
목소리도 연출이 필요하다.
...
목소리는 그 사람의 이미지, 브랜드다.
누군가에게 편안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목소리,
노래 부르듯이 자연스러운 목소리,
카리스마 넘치고 당당한 목소리 등은 나 자신을 드러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더불어 목소리 연출을 통해서
나 자신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목소리만 들어도 그림이 그려지게 말한다면
어느 순간 그것들이 모여서 자신에게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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