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이>를 좋아해 강의 때도 종종 소개했었는데
그 다음 이야기 <경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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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언니, 누군가의 누나, 누군가의 엄마로 불리기 전에
경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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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여린 몸의 경옥은 남들보다 더 억척스럽게, 악바리로 살아간다.
서울의 보석이란 뜻을 가진 이름 그대로 서울살이를 시작한다.
미싱일은 고되지만 돈모으는 재미가 쏠쏠했고 그 와중에 꿈도 꾸게 된다.
그랬던 경옥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누군가의 아내로, 또 엄마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자
현실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악바리 경옥은 어떤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삶을 이어나간다.
꿈꾸는 것을 멈추지도 않는다.
꿈을 잃는 건 경옥, 자신을 잃는 일이니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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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여전히 만만치가 않다.
남녀의 위치가 어느 정도 비슷해졌다 생각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지금도 이러한데 그 당시 우리 부모, 특히 엄마의 삶이란 어땠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 시대의 이야기, 그리고 경옥의 이야기를 들려준 작가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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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을 보고 있으니 엄마 생각이 난다.
지금도 여전히 꿈을 쫓으며 사는 우리 엄마.
크던 작던 엄마의 꿈을 이루어 주고 싶은데 현실은,,,
힘들면 친정엄마부터 소환하는 못된 딸래미.
마지막 장면이 참 뭉클했다.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엄마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