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는 신기하다.
낯설고 황량한 장소에 의자 하나만 있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의자 하나 생겼을 뿐인데 긴장이 풀리고 기대고 싶어진다.
마음을 내려놓고 그곳에 앉는 순간 그곳은 나의 공간이며 나의 자리다.
그런데 누군가 다가와 묻는다.
“앉아도 돼?”
내 것은 아니지만 자리를 선뜻 내어 주긴 싫다.
그렇다고 거절하기엔 명분이 없다.
그렇게 나의 자리로 생각했던 그곳을 마지못해 내어준다.
그 누구도 안된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애매한 대답이 점점 확신으로 바뀌고
의문이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
그들은 이미 그들만의 질서와 방법으로 그곳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한판 신나게 놀고 나면
더 이상 의자는 필요 없다.
의자는 다시 새로운 누군가를 기다린다.
인생이 그렇지 뭐.
집착할 필요 없지. 뭐.
어차피 처음부터 내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놀자!!!
내가 원하는 건 의자가 아니라 함께 할 친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