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진정한 일곱 살>로 만났던 허은미 작가님과 애정해 마지않는 조원희 작가님의 그림책, <하물며 돌>을 만나보았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습니다. 역시나 그림책을 쭈욱 보고는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만듭니다. 어린아이들도 나름의 생각을 하게 되겠지만, 역시나 그림책은 모두의 책이 맞는 것 같아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그림책, <하물며 돌>입니다 ^^
조원희 작가님의 그림에는 정말 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참으로 간결하고 심플한 그림 속에 맣은 이야기와 감정이 담겨 있음을 느낍니다. 그림이 간결해질수록 생각은 넓어지고 깊어지는 기분이랄까요. 물론 마음은 조금 덜어내며 심플해지기도 합니다.
표지 속 그림에도 이런 느낌이 고스란히 담겼어요. 뒤집어진 빨강 돌 하나, 그 표정이 무에 그리 생생한 건지. 줄지어 지나가고 있는 개미들은 재미를 더합니다. 뭔가 '쟤 뭐니? 왜 저러고 있니?' 이런 말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아요.

표지만으로도 이야기가 길어지는군요. 본책으로 들어가기 전 면지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요, 책 속 주인공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있습니다. 그러다 발에 챈 작은 돌멩이 하나. 아이는 가만히 돌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곤 이렇게 이야기해요.
차라리 난, 돌이 되고 싶어.
작지만 단단한 돌.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돌.
아우... 첫 페이지에서부터 눈물 찔끔 나게 만드는. 차라리가 이렇게나 슬픈 단어였나요? 아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가늠하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마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을까요? 비슷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이 그림책을 함께 보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요.
감정이 없는 무생물 돌. 그런 돌멩이가 되고 싶다는 아이의 마음이 무척 안타깝고 속상했어요. 친구와 다투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아마 더 크게 공감하실 것 같아요. 앞으로 이야기가 어찌 진행될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면, 아이쿠!!! 아이는 진짜 돌이 되어버렸어요. 저도 쓴 부사 '그런데'가 등장했네요. 부사를 활용한 그림책인 만큼 아이들과 어휘 활동으로 연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돌 탑 위에 오도카니 놓아진 빨강 돌. 두 눈만 있는데도 깜짝 놀란 그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놀랍고 조금은 무섭고 또 조금은 설레기도 했으려나요?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이니 말입니다.

하마터면 떨어질 뻔한 돌은 마침 눈도 오고 이대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툭 떨어지고 말아요. 하지만 괜찮아요. 돌이잖아요! 이렇게 부사가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이어집니다. 이런 게 부사구나~ 배울 수도 있고 내가 쓰는 말이나 교과서 속에서 부사 찾기를 해보아도 좋겠죠?
땅에 떨어진 돌은 고양이를 만나게 돼요. 그런데 고양이에게 빨강 돌이 조금은 요상했던 모양입니다. 감자나 빵이면 좋으련만 하필이면 돌인 바람에 그냥 가버리는 고양이. 돌은 아니 돌이 되어버린 아이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어요.

그렇게 그만 뒤집혀 버린 채 홀로 있게 된 돌은 그냥 그대로 주어진 시간과 장면에 집중합니다. 갑자기 돌이 되어 뒤집혀 버리기까지 한 돌은 눈앞에 거꾸로 펼쳐진 세상을 어찌 바라볼까요? 돌은 정말 이대로 영영 거꾸로만 세상을 보게 될까요? 우리의 주인공은 돌이 되어버린 모험을 마침내 끝내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라졌던 고양이는 어떻게 될까요?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불어 글로 다하지 못한 부분들을 그림이 꽉꽉 채워주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두 분의 만남이 너무 좋았어요~ 책 속 친구들처럼 말이지요. 이거 스포가 되려나요? ㅎㅎ
아이는 하필이면 진짜 돌이 되어버린 경험을 해본 건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아이의 재미난 상상력이 발휘된 것인지도 모르고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혼자 있던 아이에게도 친구가 생겼다는 것 아닐까요? 나중엔 다른 친구들에게도 먼저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고요. 친구 사귀기가 힘든 친구들에겐 작은 위로와 응원이 되어 줄 그림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뒤집어진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은 오히려 평온해졌을지도 모르겠어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순간이 늘 있습니다. 가끔은 홀로 있어도 괜찮을 필요도 있고요. 언제든 다른 인연이 닿게 되는 순간이 오니까요. 홀로 있어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는 걸 이 그림책을 보는 이들이 알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홀로 있는 시간을 너무 외롭게 여기지 말기! 고개를 들고 혹은 고개를 돌려 새로운 장면을 찾아보기! 하물며 돌이어도 재미난 일들은 일어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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