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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리타는 없다 1
  • 이진숙
  • 14,400원 (10%800)
  • 2016-12-05
  • : 629

말라르메 시 이해가 안 돼서 차례를 보고 거기부터 펼쳤다. “과오라도 ‘장밋빛’이라면 그것도 괜찮은 것이다! 말라르메의 시대는 그런 시대였다. 아름다움이 다른 가치에 앞서는 시대, 아름다움을 위해 다른 가치를 포기하던 19세기 말 데카당스의 시대였다.” 난해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는 저자의 말에 위로가 된다. “행복한 소수를 위한 예술”이란다. 한없이 감각적이라 덧없이 지나가는 시대라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그럴수록 느리게 읽고 깊이 생각하라는 말이 와 닿는다. 유행에 역행하는 사람처럼.

사실 말라르메를 보려고 읽다가 마티스에 반하게 됐다. “마티스는 가짜 낙원을 사실적으로 그려서 눈앞에 보여 주는 대신 낙원의 감각을 즉각적으로 느끼게 하는 방법을 택했다. 두뇌를 거치지 않고 감각에 직접 호소하는 방식을 창안해 낸 것이다. 머리로 보면 이 그림은 논리에 맞지 않는 엉터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감각의 세계에서는 그런 논리적 정오 판단은 유보된다. ......... 대신 달콤새콤하게 채색된 오렌지색, 레몬색, 라벤더색, 초록색의 감미로운 흐름과 조화에 몸을 맡기면 된다.” 참 피곤한 세상인데 이진숙 저자의 설명을 듣고 마티스 그림을 보니까 신기하게도 머릿속이 신선해졌다. 늘 보던 그림인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들고 또 글도 신기하게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아서 이 책도 좋아졌다. 침대 위에 여러 책을 놓고 이것저것 읽는데 거기 뒀다.

읽은 소설이 별로 없어서 시인 챕터를 먼저 훑어봤는데 김소월 시도 새롭게 읽혀진다. 천천히 두고두고 여기서 소개한 소설과 함께 읽으려고 한다. 사실 미술평론가의 글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른 서평책들과 많이 다르고 더 좋은 것 같다. 이 책 끝나면 용기 내서 <시대를 훔친 미술>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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