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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님의 서재
  • 버터
  • 유즈키 아사코
  • 16,020원 (10%890)
  • 2021-08-25
  • : 2,720
이 책을 완독하는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600 페이지 남짓한 양이 부담스러워서도, 내용이 재미가 없어서도, 작가의 필력이나 번역이 이상해서도 아니라, 상상해보지도 못한 맛과 촉감, 냄새, 분위기를 살아숨쉬고 있는 현실처럼 묘사한 작가의 글이 너무도 생생해서 책을 읽다가 고급 버터를 주문하고, 갓 지은 밥이 먹고 싶어 해서 먹고, 식료품을 또 주문하고를 반복해서다. 유즈키 아사코라는 작가는 글 내내 음식 묘사의 정수를 선보임으로써, 음식의 풍미와 부드러움을 위해 버터를 쓰듯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버터>는 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불완전한 가지이 미나코라는 인물을 통해 번듯한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또는 서로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를 회복하고, 그를 통해 관계를 치유하며, 불완을 채워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사건의 실제 주인공과 가지이가 얼마나 비슷한지, 사건의 내막이 얼마나 비슷한지는 이 책으로만은 알 수 없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건의 진실은 별로 궁금하지 않게 된다. 내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또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은 어떤지, 그런 부분들을 계속 생각할 뿐이었다. 내가 오롯한 나로 완성될 수 있는 ‘버터’는 무엇일까.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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