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1』 2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도서지원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히로시마 레이코 소설『십 년 가게』 시리즈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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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애착 물건이 있을까? 큰아이는 어릴 때 쓰던 좁쌀 베개를 정말 좋아했다. 베고 자는 것 하나 두드리며 안고 자는 것 하나. 하도 좋아해서 천이 금방 낡았고 몇 번 커버를 새로 사주거나 할머니께서 예쁜 천을 덧대어 퀼트 베개 커버를 입혀주시기도 했다. 그 작은 베개는 아직도 아이 침대에 있다.
작은아이는 경주 여행에서 샀던 하얗고 귀여운 고양이 인형 코코를 늘 안고 잤다. 하도 안고 자고 들고 다녀서 털이 뭉치고 꼬질꼬질해져도 그 아이가 그렇게 좋단다. 털을 회생시키려 깨끗이 씻고 빗질도 해주면서 눈동자가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귀여운 고양이 인형은 여전히 아이 곁에 있다. 똑같은 인형을 찾아보려 했지만,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 인형은 많아도 결국 같은 걸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아무리 새로운 인형이 생겨도 코코는 아이에게 유일한 고양이 인형.
이 예쁜 이야기책은 절대 버릴 수 없고 지키고 싶은 반려 물건을 10년간 대신 보관해주는 ‘십 년 가게’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뢰인들의 이야기가 연작 단편으로 실려 있다. 어떤 책일까 하고 펼쳤다가 엄마가 그리운 아이가 성장해 본인 스스로 엄마가 되는 순간까지의 스토리에 마음이 핑그르르 흘러내렸다.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의뢰인에게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사랑 또는 우정,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다양한 성장을 보여주기도 한다. 십 년 가게는 다양한 손님들의 스토리를 낡은 물건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10년이라는 시간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10년 전의 나는 현재의 나를 얼마만큼 상상할 수 있었을까. 현재의 나는 10년 전의 내가 소중히 여기던 무엇을 완전히 망각하진 않았을까. 그렇게 귀했던 약속이나 절대 잃거나 잊고 싶지 않았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감정.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과연 무엇을 귀하게 여기며 하루를 살아가야 할까?
매력적인 외양의 마법사와 귀엽고 사람 같은 고양이 집사 카라시의 모습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 어린이와 함께 읽고 함께 감동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정말 인기가 많은 책이라는데, 이번 리커버를 통해 처음 접한 책. 뭉클했다가 귀여웠다가 웃음이 났다가 함께 걱정하거나 감동 받기도 하면서 십 년 가게 손님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게 즐거웠다. 마법사 ‘십 년 가게’의 시선과 마음이란 어떤 걸까 상상해보기도 하면서. 이어지는 후편 시리즈들도 읽어보고 싶다.
* 위즈덤하우스에서 귀여운 어린이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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