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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의 정신 분석가 돌토의 사상에 대한 입문서이다. 국내에 돌토에 대한 책이 몇 권 번역되어 있긴 하지만 그녀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개괄하는 데에는 이 책이 유일하다.현재 국내에서는 프로이트 전집의 발간 이후로 정신분석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정신분석에 대한 접근에서는 미국식 정신의학이 심리학의 주를 이루어 왔다면, 지금의 새로운 붐은 보다 프로이트적인 정신분석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는 듯 하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정신분석, 라캉 계통의 정신분석에 대한 서적들이 많이 번역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 번역은 주로 라캉 이론에 대한 소개나 요약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라캉의 책을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라캉의 이론은 실로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오죽 했으면 라캉의 세미나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데리다가 “Good Luck!”이라고 애도를 표했을까.

그런 이론적인 어려움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정신분석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글들을 읽어 보는 것이다. 생생한 사례들 속에서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기도 하고, 환자와 그의 가족, 그리고 환자와 분석가가 만들어가는 절망과 희망의 이야기들은 인생의 많은 면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프랑수아즈 돌토’ 의 미덕은 그녀의 삶처럼, 생기를 품은 이론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라캉의 이론과 이웃해 있지만, 그녀의 방식은 보다 구체적이며 현실적이다. 그것은 아동 정신분석을 전문으로 한 그녀의 뛰어난 감수성과 수용성 때문일 것이다. 한 부분만 인용해 보더라도 그녀의 그런 향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표현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표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만일 그것이 부모에게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의 아이나 혹은 그의 손자에게서 표현될 것이다. 어쨌든 그 가계에서 표현되어야 한다. 그것은 하나의 상징적인 시련이기 때문이다. 그 시련은 그것을 듣고, 흡수하고, 표현을 허용하면서 다시 완전히 인간적이 된 개인의 감정적인 가치를 회복시켜줄 사람에 의해서 비명으로 터져나와야 하고, 공유되어야 하고, 받아들여질 필요가 있는 고난이다.(108 페이지)”

자신에 대한 이해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가지이며, 정신분석도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그 길에 ‘돌토’ 라는 이름 하나를 더 새겨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글들을 앞으로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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