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 안에 원래 내재해 있던 영혼의 좋은 부분, 선의와 호의, 배려심 들과 악당이 되기 싫다는 욕망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고 또 무의미한 일이었다. 그들은 각자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 되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또는 그저 서로를 사랑했기 때문에,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들은 각자 가해자로 몰리기 싫었기에, 피해자가 되는 쪽이 더 유리했기에, 더는 견뎌낼 힘이 없어서, 혹은 정말로 피해자였기에, 피해자로 인정받고자 했다. 이 두 문장 사이에 건널 수 없는 심연이 놓여 있고, 이 모든 가능성이 제각기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한들, 이 가운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어떻게 명확하게 가려낼수 있을까? 그들은 침묵 속에서 은밀하게 고통의 경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