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등 강남의 학원가에서 입시상담 및 영어강의를 병행한 저자는
수많은 제자를 명문대에 진학시키며 가정환경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기회가 많았고 입시 성공을 한 가정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입시교육 뿐 아니라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 밥상머리 교육과 같이 가정에서부터 할 수 있는 인성교육 등을 중요시하면서도 제대로 된 독서 교육을 통해 아이 고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전파하고 있는 저자의 교육철학에 그동안 공감해왔다.
이 책은 명문대에 진학한 가정에서의 교육방법을 다루지만 어느 학원에 보냈을까, 얼마나 선행을 시켰을까? 등의 내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펴서 목차를 보는 순간 크게 실망할 것이다.
그저 아이의 회복탄력성, 자기주도성을 길러주고 믿어주고 그저 부모의 자리를 지켜주었다는 내용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그저 아이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면 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그 길이 쉬워보일 수 있지만 7살인 아이가 스스로 좋아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앞으로 십여년 더 엄마의 개인적인 욕심을 감춰야 하겠구나 생각하며 각오를 다지게 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책을 많이 읽는다'는 말처럼 가정교육을 잘 시킨다고 모두 자녀를 명문대에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마다 잘할 수 있는 분야와 기질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 제목에서의 '학력'의 의미가 대학교 간판만을 의미한다면 거부감이 들었을텐데 그 밑에 "'20년 입시'를 넘어 평생 살아갈 '진짜 학력'"이라는 작은 문구에 얼뻔한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만약 제목을 보고 거부감이 들었던 분은 마음 풀고 보셔도 좋겠다.
자녀교육 철학이 단단하지 못해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어느 정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 밖에도 부록으로 '엄마표 영어를 위한 10가지 원칙', '부모 내공을 키우는 독서 모임 운영법'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 엄마표 영어를 하는 목적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뒤 실천사항.
사랑의 언어 5가지에 대한 대화 나누기
1. 신체접촉(포옹, 몸으로 놀아주기)
2. 인정해 주는 말(격려, 편지)
3. 시간을 같이 보내주기(소중한 시간 만들기)
4. 선물 나누기
5. 헌신하는 행동(병간호, 가족을 위한 섬김)
"어떤 사랑의 언어가 가장 좋아? 나는 모두 다 좋지만 소중한 시간을 나누는 것이 가장 좋아"
이렇게 얘기하면 남편과 아이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둘째는 아직 어려 이런 대화를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남편과 첫째의 대답이 궁금하다.
좋은 대화거리가 생겨서 내일 아침이 기대된다.
실제로는 승훈이 어머니처럼 ‘아이 인성에만 신경 썼더니 공부는 자기들이 알아서 하던데요‘라는 사례가 더 보편적일 수 있지만, 이런 팔자 좋은(?) 이야기에는 책으로 낼 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다. 그러기에 소수의 달리는(?)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다수 어머니들의 평온한 이야기를 덮어버린다.- P41
사교육을 어느정도 시켜야 하는지, 학원을 얼마나 보내야 하는지 묻는 부모님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답한다.
"아이가 가고 싶어 하고 고마워하면 보내고, 가기 싫다고 하고 고마워하지 않으면 굳이 돈 쓰고 시간 낭비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P50
어머니는 지인이 사고를 치고 공부를 안 해도 늘 "엄마는 너를 믿는다. 너는 크게 될 놈이야!"라고 말해 주었다고 한다.- P57
부모 공부도 안되고, 자녀교육 철학도 확실하지 않을 때 가장 현실적인 실천 방법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P78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계속 문을 두드리면 의외의 길이 열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보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입시를 넘어 인생의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다 보면 부모가 모든 것을 돌봐주는 완벽한 환경에서 편하게 공부한 아이보다 훨씬 강하고 단단한 아이가 될 수 있다.- P122
오히려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좀 더 주도적으로 자기 진로를 개척하고, 자기만의 공부 방법을 찾아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P132
"인격이 훌륭한 쪽이 인격이 덜 훌륭한 쪽을 따라주고, 대안이 있는 쪽이 대안이 없는 쪽을 따라주는 게 좋다."- P156
많은 입시 전문가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반에서 1등을 해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려서 생긴 공부 자신감이 이후 좀 더 힘든 공부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P164
안좋은 면학 분위기를 보완할 수 있는 나름의 플랜 B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주중이나 주말에 명문학군에 있는 학원을 다니며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공부하는지 분위기만 파악해도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갖고 공부할 수 있다.- P166
불량식품은 말하자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지만 어떤 음식이 좋은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없는 부모들이 우선 급한 대로 아이들에게 먹이는 영양가 없는 음식이다. 아무것도 먹이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먹이지만, 사실은 안먹이는 게 더 나은, 아이들도 먹기 싫어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아이의 몸과 마음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는 것은 무엇이 아이들 몸에 좋은지 제대로 알아보고 신선한 식재료를 사다가 정성껏 음식을 해서 먹이는 ‘집밥‘과 같다. 여하튼 효과도 없고, 하는 부모나 듣는 아이들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우리 자녀교육에서 반드시 줄여야 할 ‘불량식품‘이다.- 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