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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냄새님의 서재
  • 기획회의 623호 : 2025.01.05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16,200원 (10%540)
  • 2024-12-30
  • : 575

단군 이래 최고 불황이라는 말은 출판계에 너무 익숙한 말이다. 불황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는지 의아할 정도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쓰는 사람은 매해 꾸준히 증가하는데 읽는 사람은 되레 줄어들고 있다. 개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수단 중 가장 빠르고 간편한 방식은 글쓰기다. 그러나 개인이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는 방법 중 독서는 꽤 어려운 편이다. 비대칭 속에서 책은 쏟아진다. 그러나 소중한 스토리의 상당수는 소리 소문 없이 잊힌다.

 

스물다섯 명의 편집자, 스물다섯 가지 질문

 

여기 한 권의 책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좋은 책을 만난 한 명, 한 명이 모여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출판 편집자다. 퍼블리싱 매니저, 북 에디터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가 기획회의 623호에 실렸다. ‘나의 인생 기획’은 출판사 대표부터 젊은 편집자까지 스물다섯 가지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출판 기획에 관해 말한다. 책이라는 한 권의 물성을 빚는 일 너머 편집자의 여정과 삶을 그린다.

 

이야기는 세 가지 장으로 나뉜다. “출판이라는 바다, 한 권의 나침반”에서는 출판사 혹은 편집자 개인의 정체성을 만든 첫 책이나, 뿌리를 내리는 데 도움을 준 저자와의 만남 등 책과 인생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도약과 확장, 시리즈 기획기”에서는 민음사의 쏜살 문고, 사월의눈의 리듬총서, 창비의 소설의 첫 만남,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 등 출판사의 지향성과 출판 목적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다. “기획 그 너머를 그리며”에서는 출판을 넘어 출판의 목적, 책의 가치, 편집자가 지운 십자가 등을 다룬다. 기획안에 담기지 못한 진심, 출판과 관계한 많은 이해관계자, 저자와 독자 등 출판과 인생의 연결고리를 담았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숱한 질문을 마주한다. ‘이 책은 독자들이 원하는 이야기인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있는가’ ‘유사도서와 구별되는 특별한 차이점이 있는가’ ‘시의성 있고 효용성 있는 주제인가’ 등 다양한 벽과 마주한다. 편집자는 이 질문들에 답을 찾으며 책을 만든다. 출판과 편집에 대한 질문들은 곧 인생에 대한 질문으로 읽힌다. “저자의 콘텐츠를 사랑하고 저자를 사랑하고 저자의 책을 만나게 될 독자들을 사랑할수록 책은 개인을 넘어 더 깊고 넓게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다”는 민혜영 카시오페아 대표의 말마따나 출판은 더 넓게 더 높이 세상과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팔리는 책이거나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을 만들며 편집자의 삶 또한 그 너머에 가닿는다.

 

정답 없는 출판계지만, 오답은 분명 존재한다. 오답지를 피해 펴낸 책이 다른 출판사가 참고할 오답이 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분투 중이다. 그들의 삶이 변하고 곧 우리의 삶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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