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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bb님의 서재
  • 보이지 않는 삶
  • 마르타 바탈랴
  • 11,700원 (10%650)
  • 2019-11-25
  • : 74
여자들의 삶이란 녹록지 않다. 재능이 많아도, 재능이 없어도 삶이란 어렵다. 아, 재능이 없으면 사는게 더 쉬울라나. 우리나라에도 과거 허난설헌, 신사임당, 나혜석도 그렇고 다 가부장제의 희생양이다. 재능은 뛰어났지만 그 재능을 펼칠 사회가 남성중심의 사회, 가부장적 사회였고 그 속에서 그녀들의 삶은 희생되었고 재능도 다 펼쳐보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고 만다. 그나마 신사임당은 어이없게도 자식 율곡을 잘 키워냈다고 추앙받는다. 정작 여자로서, 예술가로서의 신사임당은 없다.
이 책 <보이지 않는 삶>의 에우리지시도 그렇다. 재능이 많고 꿈도 많은 에우리지시지만 남편의 가부장적 틀 안에 갇혀 꿈을 펼치지도 못한 채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에우리지시는 끝내 타자기로 글을 쓰는 삶을 버리지 않았다. 언젠가는 에우리지시의 보이지 않는 삶도 끝끝내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에우리지시의 언니 기다는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멋진 여전사 같았다. 뜻하지 않은 임신을 했을 때 냉정한 부모는 수용하고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 이후 기다의 삶은 인생의 모든 고초를 겪게 된다. 하지만 기다는 후회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떳떳이 개척해 나간다. 우유부단하고 어설픈 남편 따윈 안중에도 없이. 고요함 속에 내면의 풍파가 일어나는 에우리지시의 삶이나 세상의 모든 풍파 따위 온 몸으로 막으려는 기다, 두 자매의 삶이 끝이 보이지 않는 삶 같았지만, 삶에 대한 열정은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같은 지점이다.
비단 브라질 여성의 삶의 비참함만이 아니다. 지금도 전 세계 재능있는 여자들은 가정의 안위, 남편이 쥐고 있는 세계 속에서 때론 격동적으로 때론 조용히 침잠해가고 사장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문제의식을 느끼게 해 준 작가의 소설에 환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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