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강 작가의 소설을 몇 편 읽어보았다. 한 권 한 권 읽을 때 마다 느낀건, ‘아, 한강 작가랑 나는 도무지 맞지 않는구나-’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문학상 작가이니, 아직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겠지하는 마음에 한강 작가가 썼던 유일한 그림책 한 권과, 한강 작가 시집 한 권을 구매해서 읽었다. 하, 역시 나랑은 미묘하게 안맞는다^_T 특히나 한강 작가 그림책은 우리 상전이 거들떠도 보지않는다. 그엄마의 그딸인가?
뭐 여튼, 사긴 샀고, 읽긴 읽었으니 흔적은 남겨야 하므로! 한강 작가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리뷰를 남겨본다. 뭐 딱히 리뷰랄 것도 없긴하다. 시집 말미에 있는 해설까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잘 안되고 내 마음을 울리지 않는걸 보면 역시나 한강 작가와 나는 잘 안맞는걸로^_T. 고로 이 시집은 지인에게 선물하는 걸로 결정! 탕탕!
그냥 이대로 끝내기엔 뭐해서, 시집에서 발췌한 3편을 옮겨 적어본다.
괜찮아_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 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오이도_한강
내 젊은 날은 다 거기 있었네
조금씩 가라앉고 있던 목선 두 척.
이름붙일 수 없는 날들이 모두 밀려와
나를 쓸어안도록
버려두었네
그토록 오래 물었떤 말들은 부표로 뜨고
시리게
물살은 빛나고
무수한 대답을 방죽으로 때려 안겨주던 파도,
너무 많은 사랑이라
읽을 수 없었네 내 안엔
너무 더운 핏줄들이었네 날들이여,
덧없이
나들이여
내 어리석은 날
캄캄한 날들은 다 거기 있었네
그곳으로 한데 흘러 춤추고 있었네
저녁의 소묘5_ 한강
죽은 나무라고 의심했던
검은 나무가 무성해지는 걸 지켜보았다
지켜보는 동안 저녁이 오고
연둣빛 눈들에서 피가 흐르고
어둠에 혀가 잠기고
지워지던 빛이
투명한 칼집들을 그었다
(살아있으므로)
그 밑동에 손을 뻗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