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아와 수진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든 한 고비씩 넘겨 나간다. 가난은 노력을 무용하게 만들고 믿음은 기대를 배신한다. 사회도, 가족도 지켜주지 못하는 삶일지라도 놓치지 않고 이어나간다. 위태로워 보이는 두 사람의 삶이 그래도 버틸 만한 이유는 원고가 날아가 버린 슬픔을 달래기 위해 치킨을 나눠먹을 치킨이 있기 때문이고, 아들에게 만나는 사람에 대해 말해버리는 짖궂은 언니가 있기 때문이다. 수진이 써내려가는 盡進이라는 글씨처럼 두 여성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힘 있는 한 걸음을 내딛었으면 좋겠다. 다만, 너무 지치지만은 말고. 내 곁 사람들과 외롭게 않게.
한고비만 넘기면 진짜 내 인생 나올 거라며 청춘을 다 보내고 보니, 그 고비가 그냥 내 인생이었다.-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