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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her 님의 서재
  • 바람골을 찾아서
  • 김송순
  • 13,500원 (10%750)
  • 2025-04-25
  • : 443
📍. 94

"글쎄......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아.
갑자기 소년병으로 징집되었고 사람들이 나를
어딘가로 데리고 갔어. 그때 나는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총도 다루지 못했어.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에게 총을 쥐여 줬어.
그러면서 겁에 질려 있는 나에게 총을 쏘라고,
앞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쏘라고 위협했어.
우리 가족이 위험하다고 말이야. 나는 누가 적이고 아닌지도 모르고서
밤새 방아쇠를 당겼어."

📍. 95

"밤이 끝날 것 같지 않았어. 세상이 총소리로 가득했고
귀가 멀 것만 같았어. 그러다 날이 밝았지.
빛이 들자 알 수 있었어. 내 발밑을 축축하게 적시던 게
물이 아니라 사람 피였다는 걸. 고개를 들고 앞을 보자
죽은 사람들이 산더미처럼 널브러져 있었어. 나는 전쟁터에
나와 있었던 거야."

-

"확......독, 확......독, 보......물."

북쪽이 고향인 할아버지는 하루가 다르게 점점 쇠약해지시는데도
보물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다.
현준은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가 그린 지도를 손에 쥐고
먼 길을 찾아 나선다.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떠난 곳, 바람골.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바람골로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희미하게 번진 글자로 지도에 표시된 거북바위, 노각나무.
거북바위를 찾아 오르며 아빠가 휴대폰을 확인하던 그때,
계곡 아래로 보이는 바위 위에 먼저 내려가
아빠를 기다리려던 현준은 뜨거운 바람이 자신의 몸을
휘감는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생처럼 앳된 얼굴의 아저씨가 동아줄을 잡으려하자,
현준도 따라 올라가게 해달라고,
할아버지 보물만 찾고 내려올테니 함께 가기를 부탁하는데...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시던 덕칠 아재를 만나면
보물을 금방 찾을 수 있을거야.

잠시 숨을 고르기 무섭게 들려오는 총성소리,
탕! 탕!
정찰병들이 수시로 들이닥친다 했다. 정찰병이라니!!

아빠는 아직도 통화중인 걸까?
현준을 숨겨주는 형을 곤란하게 해서는 안된다.
어서 빨리 할아버지 보물이 숨겨져 있는 확독을 찾아야만 해!
현준은 할아버지에게 무사히 보물을 찾아 전해드릴 수 있을까?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던 나무 그릇, 다시 만들 수 있을까?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할아버지의 과거 시절을 만나는 스토리와
너무 아름다운 그림에 한 번 반하고 손자와 할아버지와의
돈독한 우정과 연대를 담은 사랑과 슬픔에 두 번 감동하게 된다.
😢😢❤️❤️
카페에서 읽다가 눈물이 차올라 민망해질뻔했지만
그만큼 몰입되어 읽었다고 자부한다.
전쟁은 끝났지만 참혹했던 마음의 구멍은 여전히 할아버지에게
깊은 슬픔으로 남는 일.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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