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소신껏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일부러 전통주 책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매일 우리술, 전통주를 다루고 있지만, 아직 마셔보지 못한 술이 더 많기 때문인데요.
또 '월간 잔놀음'이라고 매달 새로운 술을 들이는데, 항상 어떤 술을 들이면 손님 분들이 좋아하실지 고민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마냥 술을 사서 마시기도 힘들고요 ㅎㅎ;
그래서 전통주 관련 책이 많이 필요했어요. 특히 테이스팅에 관한 내용이요!
새로운 술장에 들이기 전, 그 술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어떤 방향으로 빚어졌는지 미리 알면 라인업 구성에 훨씬 도움이 되니까요.

『최애의 전통주』는 원래 직접 구매한 전통주 책이에요.
전통주 관련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되었고, 고민하다가 집으로 한 권을 들였는데요.
그러다 작가님에 대해 더 찾아보는 과정에서 카멜북스의 서평단 이벤트도 알게 되었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같은 책이 두 권입니다.
처음 산 책은 집에 두고 읽고 있고, 서평단으로 받은 책은 잔놀음에 비치해두었습니다.
손님들이 술을 드시면서 한 번씩 펼쳐볼 수 있도록요.
잔놀음과 닮은 한 문장
이 전통주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카피였습니다.
“안주는 남겨도, 술은 남기지 않는 당신을 위하여.”
읽는 순간 웃음이 났습니다.
잔놀음의 철학과도 비슷한 방향이라서요.
술을 남기지 않는다는 말은 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한 잔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는 태도처럼 느껴졌어요.
잔을 비운다는 건 양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

호랑이 그림이 있는 표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잔놀음에서도 술잔 든 호랑이(주랭이)가 마스코트라서 그 이미지가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통주를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전통주 책은 술 하나당 두 쪽을 할애합니다.
앞면은 도수, 양조장, 원재료, 술에 대한 설명 등 텍스트 중심의 정보가 정리되어 있고, 뒷면은 그 술을 주인공으로 한 한 페이지 만화가 들어갑니다.
술의 이름과 특징을 귀엽고 짧은 만화로 보여주는데, 글로 읽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됩니다.
설명이 머리로 들어온다면, 만화는 감각으로 익혀진달가요?
술의 성격이 캐릭터처럼 느껴지는 지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지역 중심 전통주 테이스팅 노트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전통주 테이스팅 노트의 구분 방식입니다.
이 책은 전라도, 경상도, 수도권 등 지역 분류를 중심으로 술을 나눕니다.
흔히 도수나 주종으로만 구분하기 쉬운데, 지역을 기준으로 묶어두니 그 술이 태어난 배경까지 함께 자연히 느끼게 됩니다.
\전통주를 단순히 취하기 위한 술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존재로 나타내는 방식 같았어요.

특히 좋았던 건 전통주 테이스팅 노트의 구체성이었습니다.
향과 맛을 어떻게 느끼면 좋을지 비교적 명확하게 적혀 있어, 아직 만나지 못한 술을 미리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 술은 이런 성격이겠구나’ 하고 머릿속에 그려보게 됩니다. 실제로 마셔보기 전, 한 번쯤 예습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반가웠던 점은, 전통주라고 해서 교동법주, 솔송주, 금정산성막걸리처럼 오래된 명주만 다루지 않았다는 건데요.
물론 이런 술들은 중요한 우리 자산이죠.
하지만 요즘은 실력 있는 신생 양조장들도 많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 책 '최애의 전통주'는 전통주를 과거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는 술로 소개합니다.
전통을 ‘옛것’으로만 묶지 않는 태도가 좋았습니다.
잔놀음의 술을 책에서 만나다
읽으며 더 반가웠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추사 40, 주향 25, 이도, 송이주, 예밀와인 드라이.
잔놀음에서도 다루고 있는 술들이 보였거든요.
잔놀음에 있는 술들이 전통주 책에 있다는 사실이 괜히 든든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술의 방향이 누군가에게 인정 받는 기분이랄까요.

전통주를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반가운 책
에필로그에는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술이 뭐예요?”
이 질문은 놀장(잔놀음 사장)인 저도 자주 받습니다. 항상 곤혹스러운 질문인데요.
가장 좋아하는 술을 하나만 고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날의 기분, 계절,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어쩌면 이 전통주 책이 하고 싶은 말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정답을 주기보다, 각자의 취향을 찾아보라고 권하는 책

그리고 한 가지 더. 전통주에 관한 책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전통주 책 한 권 한 권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전통주를 다루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기록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시도 하나하나가 반갑습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전통주를 접할 것이고, 누군가는 새로운 술을 알게 될 것입니다.
좋은 전통주 책은 술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잔을 들기 전, 생각을 넓혀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책은 지금 잔놀음에도 한 권 놓여 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한 번 펼쳐보셔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우리술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직접 한 잔 기울이며 이어가 보셔도 좋겠습니다.